김덕수 공주대학교 교수

2020년 8.15 광복절은 여러모로 우리를 우울하게 했다. 광복회장 김원웅의 망언도 그렇고 코로나와 폭우 속에서도 ‘나라가 니꺼냐?’를 외쳐야만 하는 작금의 현실도 비참하기 그지없다. 그런데도 많은 국민은 이런 모습을 소 닭 보듯이 하고 있다. 좌익들의 역사 조작에 속고 있거나 ‘설마 나라가 어떻게 되겠어?’라는 무사안일주의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더러는 좌익정권이 제공하는 이익(?) 때문에 그럴지도 모른다.

개인은 쉽게 파산할 수 있다. 그러나 국가의 파산은 간단하지 않다. 그런데도 국가가 파산했다는 것은 오랫동안 쌓여온 내부 모순들이 곪아 터진 데다 민심마저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조선이 바로 그런 나라였다. 조선의 망국은 좌익정권과 똑같은 얼치기(왕)들이 개화된 선진 문명을 거부하고 친명 사대주의에 천착해서 내부개혁과 자강(自强)의 기회를 스스로 포기한 결과다. 조선의 주권은 백성이 아니라 왕에게 있었다. 그자(순종)가 한일합방문서에 도장을 찍었는데도, 우리는 그 책임을 엉뚱한 곳에서 찾고 분풀이를 해댄다. 좌익들의 ‘친일 프레임’이 그것이다. 하지만 그것의 가증스런 위선과 이중성은 최근 그 민낮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윤미향 사건이 잘 보여준다.

나는 친일파 청산을 주장하는 자들 가운데 일본에 정통한 자를 본 적이 없다. 한일간의 지난(至難)한 역사를 직시하고 일본의 내공과 실력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그렇게 무지몽매한 언행은 삼갔을 것이다. 지금 우리의 시급한 과제는 조선의 멸망원인과 일본이 주변 강대국들을 제치고 조선을 손쉽게 집어삼킬 수 있었던 비결을 철저하게 연구한 후 그것을 국민들과 공유하는 일이다. 그래야만 또 다른 망국(사회주의 국가로의 전환)을 막을 수 있다.

차기 대통령은 그 미션을 똑바로 수행할 수 있는 자가 맡아야 한다. 비록 우파 리더라 하더라도 이 과업에 자신 없는 자는 후보로 나서지 마라!

그대들은 아는가! 1592년 조일(朝日)전쟁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부하들에게 “조선 기술자는 잡아 오고 기술이 없는 놈들은 베어도 좋다”고 명령했던 사실을! 그렇게 해서 수많은 조선의 도공, 제지·인쇄기술자들이 잡혀갔다.

또 1604년과 1607년에 탐적사(왜적을 염탐하는 사신)로 일본에 갔던 사명대사가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담판을 벌여 포로송환을 시도했지만 수많은 조선 기술자들은 귀향(歸鄕)을 거부했다. 그 이유는 조선(양반)은 자신들을 천시했지만 일본 무장(영주)들은 우대해주었기 때문이다. 특히 그들은 토쿠가와 이에야스에게 대적했다가 패배한 후 혼슈의 야마구치 인근과 큐슈 지역으로 밀려났던 친(親)도요토미 히데요시 계열의 무장(모리, 시마즈, 나오시베 등)들이다. 그들 번(藩)에 소속해있던 조선 도공들이 빚은 도자기의 대(對)유럽 판매대금이 메이지유신을 위한 자금줄이 되었다는 사실을 아는가! 또 조선의 제지·인쇄기술자들은 서적출판을 통한 일본의 개화와 지식사회를 만드는 데 공헌했다.

1997년의 IMF금융위기도 일본의 협조만 있었다면 능히 극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는 YS의 객기를 문제 삼으며 협조를 거부했다. 그 대가는 참혹했다. 그러니 나라를 제대로 이끌 능력이 없으면 이쯤에서 물러나라! 우리의 잘못에 대한 처절한 반성 없이 반일선동에만 몰두하는 좌익들은 자유민주주의의 파괴세력으로 척결됨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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