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연령 낮아져… 잘못된 부작용 정보 탓 백신 접종률 낮아
암으로 발현되기까지 오랜 시간 걸려… 조기진단 통해 예방 가능

단국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김지혜 교수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자궁은 수정된 난자가 착상하고 성장하는 여성 생식기관이다. 몸통이라 불리는 체부와 질로 연결되는 목부분인 경부로 돼 있는데, 그중 질과 연결된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을 자궁경부암이라고 한다.

자궁경부암은 성 경험이 있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안심할 수 없는 암이다. 과거에는 폐경을 앞뒀거나 폐경 이후인 40~50대 여성에서 많이 발견됐지만 최근에는 발생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어 조기 검진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유방암을 포함한 여성암 중 두 번째로 흔한 암인 자궁경부암에 대해 단국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김지혜 교수와 함께 알아보자.

◆ 자궁경부암의 원인은?

자궁경부암의 원인은 인유두종바이러스이다. 현재까지 발견된 인유두종바이러스는 200가지가 넘으며 이 중 약 40가지가 생식기에서 발견된다. 이러한 인유두종바이러스는 크게 저위험유형과 고위험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자궁경부암 조직의 90% 이상에서 인유두종바이러스가 발견된다. 이 가운데 인유두종 바이러스 16번과 18번의 경우 자궁경부암의 약 70%에서 원인이 된다고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여러 연구에서 인유두종바이러스의 감염률이 약 34~50%에 달했으며 이중 고위험 유형의 경우 16형, 52형, 58형, 18형 순으로 관찰되고 있다.

◆ 젊은 여성 환자가 증가하는 원인은?

자궁경부암의 주된 원인인 인유두종바이러스는 대개 성접촉으로 인해 감염된다. 최근 이른 나이에 시작되는 성경험, 개방적인 성문화는 젊은 자궁경부암 환자가 증가하는 한 원인이다. 이외에도 젊은 여성의 경우 자궁경부암세포진 검사 등 이형성 단계에서의 조기진단을 위한 검사 및 예방을 위한 인유두종바이러스 예방접종에 소극적인 것도 젊은 여성 환자가 증가하는 원인 중 하나이다.

◆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률이 낮은 배경은?

우리나라는 2016년부터 만 12세 여아를 대상으로 인유두종바이러스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접종 완료율은 2018년 기준 49.1%에 불과하다. 이는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 접종 시 뇌 손상 등의 심각한 이상반응이 보고됐다는 잘못된 정보 때문이다.

이러한 부작용의 우려 때문에 접종을 하지 않았다고 보고한 비율이 약 78%에 이른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정보이며 인유두종바이러스 예방접종은 현재 널리 시행하고 있는 A형 간염 등의 예방접종과 같이 안전하다.

◆ 자궁경부암 조기검진의 필요성은?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 후 자궁경부의 이형성증, 전암 단계 등을 거쳐 암으로 발현되기까지 짧게는 수년에서 길게는 15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형성증 및 전암 단계에서는 레이저치료, 원추절제술 등의 간단한 수술로 자궁을 보존하며 암으로의 진행을 미연에 차단할 수 있다.

최근 자궁경부암의 발생은 감소하고 있지만 인유두종바이러스의 감염 및 전암 단계 발생이 젊은 여성들에서 증가하고 있는 만큼 조기 진단을 통한 치료가 암으로의 진행을 예방할 수 있다.

◆ 자궁경부암의 증상적 특징은?

자궁경부암의 주요 증상으로 비정상적이고 불규칙적인 질 출혈, 성관계 후 출혈, 분비물의 증가 혹은 냄새가 심한 질 분비물 발생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초기 자궁경부암의 경우 자각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아 검진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병이 많이 진행된 경우 암이 자궁 주변 조직을 침범해 허리 및 골반 통증, 혈뇨, 배뇨장애, 하지부종, 체중감소 등을 일으킬 수 있다.

◆ 자궁경부암의 치료는?

자궁경부암의 치료는 크게 수술적 치료와 항암방사선 치료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암이 자궁경부에 국한되는 1기의 경우 대부분 자궁적출술 및 골반 임파선 적출술을 포함한 수술적 치료를 시행한다.

2기 이상의 경우 항암방사선 치료의 시행이 생존율을 높이며 임파부종, 성생활 장애, 비뇨기계 증상의 합병증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암이 눈에 보이지 않는 1기 초의 자궁경부암의 경우 임신 등의 이유로 자궁 보전을 원한다면 원추절제술, 자궁목 절제술 등을 통해 가임력을 보존하는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 자궁경부암의 예후와 재발률은?

자궁경부암 전체 5년 생존율은 약 80%로 최초 진단 이후 5명 중 4명 이상이 5년 이상 생존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교적 예후가 좋은 암이다. 하지만 진단 시 병기나 암세포의 종류 등에 따라 생존율은 달라진다. 진단 시 자궁 경부에 국한된 경우 약 92%, 국소 침윤암의 경우 약 55~72%, 4기 이상의 전이암의 경우 약 20% 의 5년 생존율을 보인다.

재발의 경우 수술적 치료를 받은 1~2기 환자에서도 1~3년 이내에 5~20%가 재발한다. 재발은 대부분 3년 이내에 발생, 1차 치료 후 꾸준한 정기검진이 필요하다.

김지혜 교수는 “자궁경부암은 원인이 밝혀진 암이며 간단한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로 조기검진이 가능한 암이다. 조기 진단 시 5년 생존율이 90%에 달하는 예후가 좋은 암”이라며 “인유두종바이러스 예방접종 및 국가검진을 통한 정기검진으로 자궁건강을 챙기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도움말=단국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김지혜 교수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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