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식 청주 청년뜨락5959 센터장

가끔 현재 하는 일들에 대한 회의감과 걱정이 생긴다. 대부분 하는 일에서 오는 답답함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아직 청년의 목소리를 들을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느껴지는게 답답함의 원인이다. 청년 정책을 전달하는 청년센터는 단순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청년 당사자의 목소리를 담는 창구의 역할도 하고 있다. 내가 느끼기에 청년 정책은 취업에 초점을 두고 있다. 우리나라의 청년 정책은 IMF 경제위기 상황에서 높은 실업률과 낮은 취업률에 대응하기 위해 등장했다. 현재는 취업을 넘어 문화, 창업, 복지 등 다양한 분야의 청년 정책이 발달하게 됐다. 이런 과정 속에서 청년은 정책이 당사자성을 담지 못한다고 지적해왔으며, 정책결정권자들은 청년들의 요구에 맞추어 청년 정책의 당사자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청년의 직접 참여를 통한 당사자성의 강화는 대부분 청년 정책 개발을 위한 청년 거버넌스 조직을 운영하는 것으로 실행되고 있다. 또 정책연구, 공모 사업들도 실행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 속에서 살아가는 청년으로서 가끔 회의감과 답답함을 느낀다.

청년 정책의 당사자성을 강조하는 거버넌스 조직, 정책 연구 사업에 참여하다 보면 어려움이 느껴진다. 먼저, 우리는 청년을 너무 스스로 자립해야 하는 존재로 인식한다. 청년이라는 세대는 아동·청소년, 노인과 같이 사회적 약자의 입장에 놓여있는 세대가 아니라는 인식이 존재 한다. 그렇기 때문에 청년들은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한다고 생각한다. 둘째, 청년을 미숙한 존재로 받아들인다. 그렇기 때문에 청년이 꺼내 놓은 아이디어는 추상적이고 현실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된다.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허무맹랑한 말들을 하는 것이 청년이라고 인식한다. 그리고 청년은 배워야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청년은 결국 '나(기성세대)'에게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인식들이 ‘청년은 대기업만을 선호한다’, ‘청년은 희생정신이 없다’는 이야기들로 청년을 평가하는 선입견으로 작용한다. ‘왜?’라는 물음이 없이 그저 자신들의 생각을 잣대로 청년을 그어버린다.

우리는 다시금 고민해야 한다. 청년의 목소리를 들을 준비가 되어있는가? 우리는 스스로가 그어버린 테두리 안에서 청년을 판단하는 것은 아닌가. 선입견을 가지고 청년을 만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청년이 진정 미숙한 존재라면 더욱이 있는 그대로의 목소리를 들어보려고 해주었으면 한다. 말하고 듣고 이야기를 주고 받는 느낌을 받는 것만으로 사람은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청년의 목소리를 들을 준비가 되었을까? 이 질문의 대답은 '아직 우리는 더 마음을 열어야 한다.'라고 생각한다. 청년이 자신들의 삶을 더 풍요로이 영위할 수 있도록, 청년 정책의 당사자성을 강조하고 있다면 권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 청년에게 권력을 가진 기성 세대가 더 귀를 열고 마음을 내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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