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세상 속에 살다보니 하루에도 수많은 정보가 넘쳐납니다.

사회도 경제도 빠르게 변하면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용어들이 속속 생겨나고 일상처럼 쓰이고 있습니다.

뉴스를 봐도 대화를 나눠도 자주 등장하는 알쏭달쏭한 신상 ‘시사&경제용어’ 투데이픽이 쉽게 풀어 드립니다.

▲따이궁

한국에서 물건을 대량 구매해 중국에서 판매하는 보따리상을 말한다. 따이궁은 한국 화장품과 홍삼, 밥솥 등의 상품을 대량으로 구매하고 중국으로 돌아가 온라인으로 판매하거나 소규모 판매상인 '웨이상'에게 넘긴다.

이들이 중국에서 남기는 마진은 대략 20%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인기 있는 한국 화장품은 현지에서 국내 면세점 구매가의 두 배를 웃돌아 따이궁은 주로 수익성이 높은 국산 고급 화장품을 사기 위해 국내 면세점에서 길게 줄을 서곤 했다.

2017년 3월 중국의 사드 보복이 시작된 뒤 국내 면세점 수요는 중국인 단체관광객 '유커' 대신 따이궁이 떠받쳐왔다.

롯데, 신라, 신세계 등 국내 3대 면세점의 전체 매출 중 따이궁 비중은 약 70~80%에 이르렀다.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면서 국내 면세점을 찾는 따이궁 발길도 뜸해졌다.

한국 정부와 중국 대부분 지역이 입국자 전원을 대상으로 2주 동안 자가 격리를 의무화해 따이궁이 우리나라와 중국을 오갈 때마다 한 달 동안 자가격리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1026억원으로 1월(2조248억원)보다 45.5% 줄었다.

외국인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는데 지난 2월 면세점에 방문한 외국인은 약 71만명으로, 1월 161만명의 절반 수준이다.

업계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충격이 2015년 메르스 때보다 클 수 있다고 우려한다.

▲경제적 내러티브

내러티브(Narrative)는 우리말로 이야기다.

로버트 실러 뉴욕대 교수는 이야기가 금융시장을 움직인다며 자신의 저서에서 '내러티브 이코노믹스'를 주장했다. 다시 말해 투자자와 미디어가 떠드는 말이 시장을 이끈다는 얘기다.

최근 코로나19 우려로 주식시장이 폭락한 것이 대표적이다. 시장은 실물경제 충격을 실제로 반영한 데이터가 아닌 부정적인 전망(내러티브)에 영향을 받아 폭락장세를 연출했다.

내러티브에 움직이는 인간은 이성적이지 않다고 실러 교수는 가정한다. 이러한 가정 아래 경제·금융시장을 연구하는 행동경제학이 탄생했다. 시장에서 내러티브가 거품을 만드는 과정을 심리학·사회학·경제학을 융합해 설명하는 이론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금융시장의 거품과 거품 붕괴를 낳는 내러티브는 사실이든 허구든 상관없이 시장에 퍼져 영향을 미친다. 잘못된 정보여도 투자자들이 교환하다 보면 집단 심리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경제적 내러티브는 바이러스처럼 전염성이 있다. 특히 정보를 빠르게 유통시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이 내러티브 확산에 영향을 끼친다.

실러 교수는 코로나19를 둘러싼 공포 내러티브가 경제를 공황에 몰아넣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2013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라스트핏 이코노미

라스트핏(Last Fit)의 본래 의미는 사형수가 사형 집행장까지 걸어가는 마지막 길 '라스트 마일(Last Mile)'에서 유래했다.

올해 들어 라스트핏이 경제라는 뜻의 이코노미와 결합해 라스트핏 이코노미라는 의미가 파생됐다.

'상품이 고객들에게 전달되는 마지막 배송 접점'이라는 의미로 널리 통용되기 시작했다.

기업들이 고객에게 전달되는 마지막 거리를 최적화해 근거리 경제로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뜻한다.

유통업계가 빠르고 저렴한 것을 뛰어넘어 고객의 마지막 접점까지 만족스럽게 하려는 노력의 결과물이 바로 이 라스트핏 이코노미의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새벽 배송을 예로 들면 마켓컬리는 채소, 과일, 신선식품, 도시락 같은 신선식품을 새벽에 현관문 앞까지 전달한다.

마켓컬리로 대중화한 새벽 배송은 대형 온라인 배송업체들이 앞 다퉈 경쟁에 뛰어들며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내 새벽 배송 시장은 지난 2015년 100억원 규모에서 2018년 4000억원을 넘어섰고 지난해 최대 1조원대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라스트핏 이코노미의 예는 배송뿐 아니라 생활 곳곳에서 배송 서비스의 진화로 이어지고 있다.

책이나 면도기, 생리대에 이르기까지 생필품을 정기결제하면 이를 집까지 배송해주는 서비스가 인기를 끌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부동산에서도 이러한 트렌드가 반영돼 자신의 집 근처에서 슬리퍼를 신고 쇼핑, 병원, 산책 등 모든 생활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슬세권 아파트'라는 말도 최근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주요 화두로 떠오르는 올해 라스트핏 이코노미와 관련한 산업분야가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투데이픽 todaypic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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