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정민혜 기자] 신종철 씨가 63년간 운영하던 청인 약방을 괴산군에 기부했다.

청인약방은 월간조선, 6시 내고향, 다큐 공감, 휴먼다큐 사노라면 등 각종 미디어에 소개된 괴산군 칠성면의 대표 명소다.

청인약방. 사진=괴산군 제공
청인약방. 사진=괴산군 제공

13일 군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청인약방의 주인 신종철 씨가 괴산군 칠성면 도정리 212-5번지 일대의 청인약방 건물(33.72㎡)과 부지(73㎡)를 군에 기부했다.

칠성면 출신인 신 씨는 지인의 도움을 받아 우여곡절 끝에 63년 전인 1958년 약방을 열었다.

지인의 은혜를 잊지 않겠다는 의미에서 약방의 이름을 청인(淸仁)이라고 붙였다.

약방은 수십 년째 한 자리에서 청인약점, 청인약포, 청인약방으로 이름만 바꾸며 마을 주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마을 주민들은 몸이 아플 때뿐만 아니라 경조사가 있을 때도 신 씨를 찾았다.

신 씨는 이들을 위해 부고장을 써 주고, 1700쌍 이상의 결혼식에서 주례도 섰다.

심지어 수백 명의 마을 주민들의 빚보증을 선 것도 부지기수였다.

그중 한 마을 주민이 갚지 못한 빚 10억 원 이상을 40년에 걸쳐 대신 갚기도 했다.

이런 신 씨의 사연뿐만 아니라 약방 담벼락의 벽화, 고즈넉이 자리한 200살 넘은 느티나무, 주변으로 널린 고인돌이 어우러진 풍경도 청인약방의 자랑이다.

이차영 괴산군수는 “세월의 풍파를 견뎌온 신종철 어르신께서 큰 뜻을 갖고 청인약방을 기부해주셔서 기쁘다”면서 “어르신의 뜻을 이어 괴산군의 자랑인 청인약방이 문화유산으로서 가치를 드높이고 오래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군은 목조 건물에 함석지붕을 얹은 시골약방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해 지역 내 관광자원과 연계한 상품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정민혜 기자 jm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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