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건설본부, 박형구 사장 방문에 시공사 관계자 동원 주변정리·청소
시공사 “시대착오적 발상 씁쓸”… 중부발전 “점검 위해 함께 자재 이동”
박 사장, 일부만 둘러봐 생색내기 점검 비판도… “점검 시스템 마련해야”

[충청투데이 노왕철 기자] 한국중부발전이 시공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물의를 빚고 있다.

중부발전 사장의 서천건설본부 방문에 앞서 근로자들에게 청소를 지시했다는 게 골자인데 이 같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데 대해 관계자들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 하고 있다.

특히 박형구 사장은 취임 초부터 조직내 갑질문화 근절을 위해 사람간의 존중소통 등을 강조해 왔던것으로 알려져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신서천화력 1·2호기 건설 현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형구 중부발전 사장은 지난 7일 국가안전대진단의 일환으로 현장 점검을 위해 서천건설본부를 방문했다.

박 사장은 이날 건설 현장을 둘러본 뒤 점심식사를 하고 현장을 떠났는데 서천건설본부는 이를 위해 시공사 관계자들을 동원, 주변정리 및 청소작업을 진행했다.

한 시공사 관계자는 "지금이 어느 때인데 발주처 사장이 온다고 시공사 직원들을 시켜 청소를 하게 하나. 군사정권 시절 서슬 퍼런 군대 사열이 생각났다"며 "시공사 직원에게 담배꽁초를 줍게 하는 등 청소를 지시하는 구태의연한 행태가 남아있다는 데 실망을 금치 못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얼마 전 현장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도 있고 해서 서천건설본부가 민감해진 건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사장이 온다고 해서 시공사를 대상으로 갑질을 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중부발전 서천건설본부 관계자는 "안전점검을 위해 일부 자재를 이동시키는 등 시공사 관계자들과 함께 주변정리를 하긴 했지만 별도로 청소를 지시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박 사장은 보일러 터빈 등 현장 일부만 둘러보고 다른 주요시설은 둘러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생색내기 점검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특히 국가안전대진단의 목적과 취지를 무색케 한 현장행보라는 점에서 향후 실질적인 점검이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서천=노왕철 기자 no85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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