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본부=서천담당 노왕철 no8500@cctoday.co.kr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집안싸움·감투싸움이 겹치면서 서천군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에서 한 자리도 가져오지 못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25일 열린 제282회 1차 정례회 3차 본회의에서 후반기 의장단 선거가 치러졌는데 3선의 무소속 나학균 의원과 재선인 미래통합당 강신두 의원이 각각 의장과 부의장으로 선출됐다. 현재 군의회 정당별 의석수는 더불어민주당 4석, 미래통합당 2석, 무소속 1석(미래통합당 탈당)인데 의장석을 지키지 못 한 거다.

이 같은 결과는 전반기 의장이었던 민주당 조동준 의원이 후반기 의장에도 도전장을 내밀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당초 노성철 의원과 나학균 의원의 경쟁에 현 의장이 끼어들면서 셈법이 꼬인 거다. 의장선거에선 최초 조동준 3표, 노성철 2표, 나학균 2표가 나왔고 재선거에서 나학균 4표, 조동준 3표가 나왔다. 노성철 의원이 나학균 의원에게 표를 주고 그날로 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부의장선거에서도 민주당 김아진 의원이 3표를 받고 미래통합당 강신두 의원이 4표를 받아 민주당은 의장단 2석을 다 놓쳤다. 군의회는 의장단 선거에 이어 후반기 운영위원장도 선출해야 했지만 운영위원장이 노성철 의원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자 조 의장이 정례회 폐회를 선언하면서 운영위원장 선출은 이뤄지지 못 했다. 군의회는 이날 운영위원장을 선출하고 운영위를 구성해야 이달 이후 후반기 의사일정 등을 협의하는데 향후 회기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공식적으로 7월 1일부터 후반기 의정활동이 시작되는데 원 구성을 마무리하기 위해 의회를 열 수 있는 시간은 물리적으로 딱 하루, 30일뿐이다. 그리고 그 열쇠를 쥔 인물은 바로 조동준 의장인데 사태 수습이 만만찮아 보인다.

후반기 원 구성을 위한 이 같은 사태를 놓고 화살은 조 의장을 향하는 분위기다. 당초 조 의장은 전반기 의장으로서 후반기 의장을 넘볼 게 아니라 조정하고 중재하는 역할을 했어야 한다는 거다. 관례를 봐도 그렇고, 나설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니고 의장 연임은 과욕으로 비쳐진다. '감투'로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보다 지역민 눈높이에서 사태수습능력을 통해 내공을 키우는 정공법을 택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나온다. 이번 의장단선거에서 '소탐대실'의 결과를 떠안게 된 조 의장은 치유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내상을 입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결자해지의 과제까지 안게 됐다.

현재 코로나19의 위협과 일대 전환점을 맞고 있는 신서천화력발전소 협약이행사업, 서천군청 신사옥 건립사업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원 구성이 파행할 경우 신속한 대응이 이뤄질 수 없다는 점을 군의회는 감투싸움에 앞서 염두에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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