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영 충남도교육청 연구정보원장

코로나 19로 인해 올해는 원 운영계획을 여러 차례 수정 보완하고 있다. 얼마나 자주 보았는지 이제는 쪽에 있는 그림까지 다 기억할 정도이다. 그만큼 우리 원은 학교와 밀접한 사업을 많이 진행하고 있다. 어떤 분류기준을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그 수는 달라질 수 있으나 예산서 사업 꼭지로 보아도 수십 개가 있다. 이제 7월이 되면 하반기 사업 추진과 동시에 내년도 사업 계획과 예산 수립을 위한 금년도 사업 평가 분석을 하게 된다. 학교 현장의 목마름을 해결해 주는 사업은 확대 발전시키고 부담이 되거나 이미 학교가 능숙히 수행해내는 것들은 종료될 것이다

조심스럽게 등교 개학을 한 이후 찾아간 ‘고등학교 진학 컨설팅’ 사업을 함께하면서 역시 탁월함에는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는 ‘등잔 밑이 어둡다’라고 너무 가까이 있어서 내게 보이지 않았던 우리 학교를 한 발 떨어져 객관적 측면에서 보고, 잘하는 것은 더 잘 할 수 있도록 하고, 약점을 강점으로 살리는 방법을 함께 이야기하는 10여 년 가까이 진행해 온 내공이 있는 사업이다.

실제로 만나는 시간은 3~5시간 남짓하지만, 준비 기간은 3개월 정도 걸린다. 여러 번 담당자와 사전 협의를 하고, 팀원 간에는 대면과 비대면 협의를 통해 감성까지도 아주 따뜻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 같은 교사로서 컨설팅은 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 마음의 부담이 크다. 이번 경우 방문팀이나 학교 양쪽이 서로 감사하는 훈훈한 모습이 있기까지 교장 선생님과 교육과정 부장님의 세심한 배려와 충남진학지원단 소속 다섯 분 선생님의 교육과정, 수업-교과연계 활동과 기록, 대입 결과 등에 대한 애정이 깃든 촘촘한 분석이 아이들 진로에 관한 생각으로 가득 찬 선생님들의 마음과 교류가 일어난 것이 아닐까 하고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이렇듯 탁월함에는 오랫동안 무엇엔가 마음을 주고 정성을 들여야 한다는 너무나 뻔한 결론에 도달하니 조금은 어려워진다.

그런데도 오랫동안 마음을 담아 정성을 들여 준비해 온 덕분에 이번 코로나 19 상황에서도 정말 아름다운 모습으로 후배들과 아이들이 만나는 슬기로운 학교에서 많은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가장 먼저 들어온 교실의 풍경은 방역기구였다. 아이들이 돌아간 교실 칠판 옆에 가지런히 놓인 분무기로 담임선생님이 날마다 소독을 한다고 했다. 갑자기 가슴이 먹먹했다.

무엇이 이 학교 선생님들에게 이런 힘을 주고 있을까! 이제 몇 달 있으면 정년퇴직하시는 교장 선생님과 두 분 교감 선생님, 연구부장님, 모든 선생님이 함께 만들어낸 '학교 문화'의 힘이고, 나아가 충남교육의 저력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3월 1일 부임하여 아침 7시면 학교에 도착해서 학교 살림 곳곳을 챙기는 교장 선생님을 보고 누가 함께하지 않겠는가! 탁월함은 많은 것을 요구하지만 그런 헌신이 있기에 아이들은 더 행복한 것이 아닐까. 그저 고개 숙여 감사드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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