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묵 건양대 총장·충청투데이 독자위원회 위원장

충청투데이 신문이 이립(而立)의 나이가 되었다. 이제 언론의 정체성이 확고한 성년신문이 되었다는 뜻이다. 그동안 지역 언론의 대표주자로서 지역과 애환을 같이하며 30년 동안 지역 문화 창달과 발전에 기여 해온 지역 대표신문 중 하나로 성장했다. 창간 30주년을 축하드리고 과거에도 그랬듯이 미래에 거는 기대 또한 크다. 신문은 사회의 소금이 되고 목탁이 돼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문명이 가져온 복잡하고 혼란한 사회에서 진실과 양심을 지켜주고 바른 사회로 이끄는 역할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탈 진실사회는 개인의 인본가치인 양심과 진실보다 집단적 사고인 공동체의 이념과 목표가 우선되는 사회를 말한다. 진화학자 유발 하라리는 인간은 양심이 만든 진실의 종(種)인 동시에 사변적 논리로 허구를 만드는데 익숙한 탈진실의 종이라고 한다. 인간의 허구적 상상력(Speculation)은 종교뿐만 아니라 언어와 문자를 만들어 인류문명을 발전시킨 긍정적 요소와 중세종교 타락을 감추기 위한 마녀사냥처럼 허구를 만들어 강압 통치의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또 독일 히틀러의 나팔수 괴벨은 1000번의 거짓말은 진실로 변한다 했다. 이처럼 권력의 타락과 사회질서 파괴는 종종 인간의 허구적 상상력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양심과 진실을 지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4차 산업혁명의 디지털 사회는 초 연결, 초 지능, 초 융합의 특성으로 허구정보가 만들어지고 확산하는 최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요즘 3시간 동안 정보 생산량은 조선 시대 100년의 정보량을 능가한다고 한다. 집단적 사고 또한 공동체의 이념과 목표를 갖고 있기에 쉽게 만들어질 수 있다. 요즘 조국 사태와 정의연대 사태가 탈 진실사회의 전형적 사례다. 이 현상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문명은 인간에게 풍요와 편리성을 주지만 인본 가치가 무너져 질서가 파괴되고 행복을 주지 못한다. 그래서 양심과 진실을 지키기 위해서 두뇌활동에 의한 논리적 사고력이 필요한 정보 전달매체인 신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신문은 미디어 문해력(Media literacy)이 방송보다 편리하고 논리적 표현방법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과 같은 사회문화의 변혁시대에 올바른 사회가치를 지키고 행복한 인류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서 신문만큼 적합한 매체를 찾기 힘들다. 이를 위해 신문이 해야 할 몇 가지 필자의 소견을 제안해 보고자한다.

첫째로 기사는 진실 우선(Facts first) 가치가 지켜지길 바란다. 전 세계에서 수없이 양산되는 정보의 20%는 가짜 정보로 알려졌다. 복잡한 사회에서 만들어진 허위기사는 우리 사회를 불신의 늪으로 끌어들인다. 둘째로 시사 논단(Opinion)은 찬반의 균형적 논리가 필요하며 판단과 해석은 독자에게 열어 두는 것이 좋을 듯싶다. 셋째로 신문이 지향하는 철학과 가치관이 일관성 있게 유지되고 지역 발전과 문화 창달이 지속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언론은 공공가치가 우선되는 사회의 공기(公器)다. 그러므로 풍요한 삶을 위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존중되도록 해주길 기대한다.

백제 무왕의 서동요가 지금 이 시대에 반복된다면 선화공주와의 러브스토리가 아니라 스토킹의 범죄로 취급되었을지 모른다. 인류역사상 완전한 진실사회는 없었다. 언제나 문명의 발전은 사회의 복잡성과 혼탁도를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어제보다 오늘이 탈 진실 사회를 만들어 갈 뿐이다. 그럴 때마다 양심과 진실이 사회를 지탱해 왔다. 인본 가치인 윤리와 도덕이 만들어진 춘추 전국시대와 아테네 로마 시대의 세계 인구는 1억 명으로 추산되는 단순사회였다. 지금은 76억의 인구로 구성된 초연결 사이버 세상까지 겹쳐 그 복잡성과 다양성으로 인한 도덕적 딜레마를 이해하고 해결하는데 더욱 어렵다.

신문이 진실을 구분하고 양심을 지켜서 우리 사회의 올바른 미래를 열어줘야 한다. 진실사회 회귀 노력은 인간사회를 지탱하고 인간의 행복을 위해서다. 언론이 탈 진실사회에서 소금과 목탁의 역할을 해야 하는 이유다. 충청투데이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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