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출신 김광수 교수 성과
피부세포→도파민 신경세포 변환
FDA요청 임상결과 운동능력 회복
“10년 후면 보편적 치료법 될 것”
KAIST 출신 김광수 미국 하버드 의대 교수(왼쪽 사진)가 세계 최초로 환자 본인의 줄기세포를 이용해 파킨슨병을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오른쪽 사진은 김 교수팀이 파킨슨병 환자에 맞춤형 줄기세포로 만든 신경세포를 뇌에 주입하는 모습. KAIST 제공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KAIST 졸업생이자 미국 하버드 의대 교수로 재직 중인 한인 과학자가 세계 최초로 환자 본인의 줄기세포를 이용해 파킨슨병을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2일 KAIST는 생명과학과 석·박사 졸업생인 미국 하버드 의대 맥린병원 분자신경생물학 실험실 소장 김광수 교수 연구팀이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환자 본인의 피부세포를 도파민 신경세포로 변형해 뇌에 이식하는 방법으로 임상 치료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파킨슨병은 치매, 뇌졸중과 더불어 3대 만성 퇴행성 뇌 신경계 질환으로 꼽힌다. 국내에만 11만명에 달하는 환자가 있으며 그 수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 병의 발병 원인은 뇌에서 신경 전달 물질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사멸하기 때문이며 근육의 떨림, 느린 움직임, 신체의 경직, 보행 및 언어 장애 등의 증상을 가진다.

김 교수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환자의 피부세포를 도파민 신경세포로 만드는 ‘역분화 줄기세포’ 기술로 파킨슨병 환자를 임상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파킨슨병의 맞춤형 줄기세포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의 체세포를 안정적으로 줄기세포로 전환한 뒤 이를 다시 도파민 세포로 분화시킨 후 뇌에 이식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은 고효율로 진행돼야 하며 유해성이나 부작용이 없어야만 가능하다.

이런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김광수 교수는 맞춤형 줄기세포 치료를 위한 연구에 오랫동안 집중해 왔다.

김 교수는 20여년간 연구해온 기술을 활용해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최종 승인을 받고 FDA 요청에 의해 2017~2018년 2차례에 걸쳐 69세 파킨슨병 환자에게 도파민 신경세포를 면역체계의 거부반응 없이 작용토록 세계 최초로 이식 수술을 진행했다. 이후 2년 동안 PET, MRI 영상 등 후속 테스트를 마친 후, 지난달 임상 치료에 성공했음을 발표했다.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는 조지 로페즈(George Lopez) 씨로 의사이자 사업가이며 발명가다. 그는 맞춤형 줄기세포의 신속한 연구와 파킨슨병 정복을 위해 애써 달라며 김광수 교수 연구팀을 꾸준히 지원해 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수 교수는 “향후 안정성과 효능성 입증을 위해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실험이 필요하며 FDA의 승인을 위해 필요한 절차를 밟고 있다”며 “10여 년 정도 후속 연구를 계속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맞춤형 세포치료가 파킨슨병 치료를 위한 또 하나의 보편적인 치료 방법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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