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 대비 100배… 1.6억 재순환
인구 40% 가입·경제인구 67% 사용
경제위축 대응·공동체 연대감 형성

[충청투데이 김일순 기자] 부여군의 굿뜨래페이 충전액이 지난 11일 기준 제작비 3억 2000만 원 대비 100배인 320억 원을 돌파했다.

부여군은 지난 2019년 1년에 걸쳐 전략수립을 하고 블록체인 방식의 굿뜨래페이 시스템을 자체 개발했다. 굿뜨래페이는 다른 지역화폐와 달리 공동체 순환형이며, 수수료가 없는 방식의 NFC카드 방식을 탑재했다.

특히 타지자체의 전자식 상품권이나 쿠폰형 지역화폐에 비해, 부여 굿뜨래페이는 가맹점에서 받은 매출을 다시 다른 가맹점에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화폐처럼 재순환이 가능하며 이로 인한 화폐의 순환 부가가치를 낳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용액의 10%인 1.6억원 가량이 재순환되고 있다.

또한 고령층도 익숙한 카드방식을 도입해 고령층이 많은 부여군의 생활 속에 빠르게 착근되었다는 평이다. 5월 기준 6만 6000명의 부여군 인구 중 이용자는 2만 7000여명으로 40%이상이 가입했고, 경제인구 4만명 중 67%가 사용 중이다.

부여군의 지역소멸지수는 0.29로 젊은 층 대비 고령층이 많은 인구구조를 갖고 있어 인구절벽과 함께 경제적으로 소비절벽의 위기에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지역경제는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다.

그러나 320억 원의 굿뜨래페이가 충전돼 관내에 소비하고 활성화할 수 있는 주민 참여형 지역자본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320억원 중 200억 원 가량은 군 주도의 정책발행이 아니라 군민들의 참여로 이뤄진 발행 및 충전이다. 5월 일일 결제 평균율은 3억 2000만 원에 이르고 있어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위축에 대응하고 있다는 평이다. 이는 충남도내 시·군 충전량 1위에 해당하며, 전국 지자체의 경제 규모 대비 20위에 해당하는 위치이다.

굿뜨래페이의 10% 충전 인센티브는 공동체 순환형으로 충전돼 형성된 자금이 법정화폐로 바뀌지 않고 관내에 순환된다. 또한 참여형 재난 기본소득 개념으로 접근해 관내 공동체에 참여한 것에 비례해 기본소득형 인센티브를 받는 개념이다.

박정현 부여군수는 “부여 출신 신동엽 시인은 ‘땅에 누워 있는 씨앗의 마음은 원수성(原數性)이다. 무성한 가지 끝마다 열린 잎의 세계는 차수성(次數性)이다. 열매가 여물어 땅에 쏟아져 돌아오는 건 귀수성(歸數性)이다’고 노래했다”면서 “원수성은 본래 부여군이 갖고 있는 공동체를 향한 마음이며, 이것이 파괴적 혁신을 낳은 공동체 화폐로 드러났으므로, 이 활성화가 공동체 연대감과 신뢰감이라는 귀수성으로 성숙되도록 성심껏 운영하겠다”고 전했다. 부여=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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