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영 충남도교육청 연구정보원장

어느새 4월이다. T.S. 엘리엇은 그의 시 '황무지'에서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썼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4월을 가장 좋아한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병아리와 관련된 것이 가장 크다. 꽤 여러 해를 아버지는 4월이 되면 지나칠 정도로 많은 병아리를 부화장에서 박스째 사 오셨다.

병아리가 온 날은 집안이 온통 난리였다. 그리고 그 날 이후 병아리 농사는 엄마의 몫으로 넘어갔다. 그 병아리가 커서 일 년 내내 우리 6남매에게 달걀로, 백숙으로, 크레파스로, 화첩으로 돌아왔다.

내가 중학교 1학년 때 막내가 태어났으니 아이들 모두에게 손이 가야할 시기였다. 엄마는 그 모든 일을 묵묵히 해내셨다. 맏이였던 나는 선택의 여지없이 최우선 과업이 다섯 명의 동생을 돌보는 것이었다. 오죽했으면 중학교 1년생이 일요일만 되면 시험공부 한답시고 도시락 싸가지고 학교에 갔을까?

어제 교육부는 사상 처음으로 초·중·고·특수학교 온라인 개학을 발표했다. 세 차례에 걸친 개학 연기에도 불구하고 현재 코로나19 상황에서 정상적인 개학은 아직 이르다는 국민여론과 전문가 의견을 반영한 결과다. 4월 9일 이후 중·고 3학년부터 시작해 20일에 초등학교까지 순차적으로 온라인으로 개학한다. 초미의 관심사인 수능시험일은 12월 3일로 2주를, 수시 학생부 작성 마감일은 9월 16일로 16일을 연기하는 등 2021학년도 대학 입시 일정도 조정됐다.

충남교육청은 원격수업용 디지털 기기가 필요한 학생을 위해 스마트패드 5600대를 확보해 기기가 필요한 모든 학생에게 대여한다. 또 스마트폰으로 디지털교과서와 'e학습터'를 접속하는 초·중·고등학교 모든 학생에게 통신 3사가 공통으로 데이터 사용료를 5월 30일까지 무료 지원한다.

특히 저소득층 가정에 컴퓨터 지원과 함께 인터넷 통신료도 별도로 지원하는 등 온라인 개학에 따른 세부 사항도 세심하게 추진하고 있다.

우리원에서도 17개 시·도 중 최초로 충남교육청이 운영한 '어서와! 충남 온라인 학교' 시즌Ⅱ를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시즌Ⅰ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해결하여 학생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품질을 높이고 원하는 교원은 누구나 가능하게 eVPN 수량을 확대 구매하였다.충남의 거의 모든 초·중학교가 개설하여 활용하고 있는 'e학습터'가 보다 내실있는 운영이 되도록 교원 역량강화 연수를 영상회의 시스템으로 하는 등 학교현장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잔인한 4월, 발톱 밑에 숨기고 있는 희망은 누구에게나 그저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온갖 고난 속에서도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정성을 다하여 갈구하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다.우리 아이들, 학부모, 교원 모두가 지금처럼만 하면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가면 된다. 자기 자리에서 소리 없이 일인다역을 해내는 우리 원 식구들에게 한없는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