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환철 대전·충남중소벤처기업청장

이 또한 지나가리라. 잘 알려진 이 경구는 솔로몬왕이 지었다고 하는데, 전염병 코로나19를 겪는 중인 지금 상황에 가장 적절한 말이 아닐까 싶다. 아침에 일어나면 코로나 확진자·사망자 통계를 확인하는 일은 습관처럼 됐다. 마스크 5부제에 따라 구입하는 것도 국민들의 일상이 돼 버렸다. 가끔씩 휴대폰에서는 코로나 확진자 경고음이 울린다.

사회·경제·문화 등 전 세계의 모든 부문이 이 고약한 전염병으로 중단되거나 제한받고 있다.

이제 도쿄올림픽 취소도 당연시 되는 상황이다.

생명과 생활을 위협하는 전염병 그 자체도 어렵지만 이로 인한 경기 침체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이런 위기의 시기에 무엇을 해야 할까. 세계경제를 위협했던 일 중에 우리나라도 같이 내몰렸던 사건이 바로 석유파동이었다. 1973년에 중동전쟁이 터지면서 발생한 제1차 석유파동으로 유가는 4배 가까이 치솟았다.

처음 발생한 사태로 세계 각국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에 허덕이며 우왕좌왕 했다. 중화학공업 정책을 막 시작하며 14.8%라는 놀라운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던 우리도 여지없이 성장률이 꺾이며 어려움을 겪었다. 1979년 2차 석유파동에서도 8%대 성장률을 보이던 우리경제는 마이너스 1.4%를 기록하게 된다. 두 차례 파동을 겪는 당시에 석유배급제, 물가억제, 유류세인상 등 강력한 통제정책을 펼쳤다. 다른 국가에서 포기한 석유·화학 산업은 위기를 견디며 끝까지 버틴 결과로 주력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정부는 코로나로 인한 감염자와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방역과 의료지원에 갖은 힘을 다 쏟는 한편 민생경제의 중심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대책들을 내놓고 있다. 코로나 사태 초기에는 중국 관련한 원부자재 수급과 수출지연 등을 겪는 기업들의 애로가 많았으나 확진자가 늘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매출이 감소하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방역뿐만 아니라 극심한 내수경기 침체로 인해 막막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애로해소와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대응책들을 마련하고 있다.

가뭄이 심해지면 물이 마르고 마침내 저수지 밑바닥까지 드러난다. 눈에 보이지 않았던 온갖 잡동사니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극심한 가뭄처럼 코로나로 인한 위기상황을 통해 경제성장에 가려져 보지 못했던 우리사회의 문제점과 약점을 바로잡을 기회로 삼으면 어떨까. 그리고 위기 그 뒤에 있을 기회를 준비하자.

이번 전염병의 경험으로 인터넷이나 휴대용 통신기기를 통한 비대면 경제활동을 가속시키며 정보통신과 인공지능에 의한 제4차 산업혁명의 본격적인 토대가 마련될 것이다.

전 세계가 겪고 있는 전대미문의 이 코로나 사태도 결국 지나갈 것이다. 이에 대응하면서 겪는 시행착오를 비난하기 보다는 서로를 위해 응원하고 새로운 기회를 준비하는 것이 이번 위기를 견디는 지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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