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우 YTN 충청본부장

불편한 골짜기. 'Uncanny Valley'를 번역한 용어로 로봇공학 이론이다. 도대체 골짜기가 왜, 어떻게, 무엇 때문에 불쾌하다는 말인가. 로봇공학에 문외한들이 얼른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간단히 말해 인간이 로봇을, 특히 로봇공학 기술 발달로 더 많이 인간을 닮아 가는 로봇을 볼 때 호감도가 높아지지만 일정 한계에 이르면 오히려 불쾌한 감정을 느낀다는 이론이다.

'불쾌한 골짜기'는 최근 신조어가 아니다. 지난 1970년 일본 로봇공학자 모리 마사히로가 소개한 바 있다. '불쾌한'이란 용어는 독일 정신과 의사 에른스트 옌치가 지난 1906년 그의 논문에서 소개된 'Das Unheimliche'라는 개념에 의거한다.

모리의 주장은 이렇다. '인간은 비인간 존재인 로봇이 인간과 비슷한 모양(Human likeness)을 하고 있으면 있을수록 로봇에서 인간성을 엿볼 수 있기 때문에 그 로봇에 대한 호감(Familiarity)이 증가한다. 반면 호감 정도가 특정 수준에 이르면 로봇에서 인간과 다른 불완전성이 부각돼 돌연 거부감이나 혐오감을 느낀다. 하지만 로봇이 구별하기 어려울 만큼 인간과 많이 닮았다면 호감 정도는 다시 상승한다.' 여기서 '골짜기'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호감도의 급하강과 급상승 구간을 그래프로 그렸을 때 깊은 골짜기 모양(U 커브)을 하고 있다고 해서 말이다. '불쾌함'은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이는 로봇(비인간 존재)이 정말 살아 있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살아 있지 않아 보이는 존재가 사실상 살아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의심에서 비롯된다.

4차 산업혁명은 인간과 비인간적 존재의 차이를 더욱더 좁히고 있다. 날로 첨단화되는 AI(인공지능), 로봇 등이 인간의 고유 영역이라 믿었던 '인지와 지능' 분야를 거침없이 침범하고 있다는 얘기다. AI가 인간의 감정을 그대로 복제가 가능하게 되면 인간과 비인간적 존재의 구분이 없어진다. 아니 AI는 감히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인간'의 창조를 준비하고 있다. 이는 불쾌함에 앞서 공포감이다. 'Uncanny Val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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