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부2·도둑들·택시운전사 등…지역 촬영지 많지만 활용 '미흡'
"관광 연계한 콘텐츠로 만들어야"
[충청투데이 송해창 기자] 대전지역 예술인들의 푸념이다.
영화 ‘기생충’ 촬영지의 ‘문화콘텐츠화’에 지역 예술인들이 부러움과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기생충 촬영지는 발길로 북적이는 반면, 지역 영화 촬영지는 활용방안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전에서는 40여 편의 영화·드라마 촬영이 진행됐다.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와 12일 개봉한 ‘정직한 후보’도 일부 대전에서 촬영됐다.
기간을 넓히면 최근 3개년 동안 100여 편의 영화와 드라마에 대전의 모습이 담겼다.
대전에서 촬영된 작품들은 높은 흥행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한국영화 역대 흥행기록 6위 도둑들(1298만 여명), 7위 7번방의 선물(1281만 여명), 11위 택시운전사(1219만 여명), 14위 변호인(1138만 여명) 등은 대전에서 메가폰을 들었다. 19위 기생충(1011만 여명) 보다 국내 흥행은 앞선 작품들이다.
서울은 지난해 11월부터 마포구 ‘우리슈퍼’·‘기택 동네 계단’, 종로구 ‘자하문 터널 계단’, 동작구 ‘피자시대’ 등을 묶은 관광코스를 소개해 왔다.
코로나19의 유행에도 발길이 끊이지 않자 ‘기생충이 폐렴을 이겼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대전은 영화 촬영지 활용방안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역 예술인들은 영화 촬영지가 새로운 문화콘텐츠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 같은 사례는 많다. 전북 군산의 경우 1998년작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인 초원사진관이 여전히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강원 춘천시 남이섬 또한 2002년작 ‘겨울연가’ 촬영지로 국내외 많은 관광객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두 장소 모두 인위적이고 광범위한 개발이 아닌 촬영장소를 유지한 채 콘텐츠화에 성공한 사례로 꼽히고 있다. 서울 ‘기생충’ 관광코스 또한 각 장소를 묶은 탐방로를 제시했을 뿐이다.
박홍준 한국예총 대전연합회장은 “문화콘텐츠화는 인위적인 개발을 요하지 않는다”며 “흥미 있고 짜임새 있는 이야기만 덧붙인다면 많은 관광객이 촬영지를 찾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영화 촬영지 활용방안에 아쉬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유관기관과 함께 관련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송해창 기자 songhc@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