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가 어느 순간부터 ‘노잼 도시’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노잼은 NO+재미를 합친 신조어로 재미가 없다는 뜻이다.

청주시민이 가장 많이 하는 말 중 ‘갈 데가 없다’, ‘할 게 없다’고 이야기 하지만 크게 동의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청주에는 청남대, 미동산수목원, 수암골, 대청호 등 다른 지역에서 오는 사람이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관광지가 있고 음식이 이색적이고 맛있다는 평가가 많아서다. 특히 문화도시로 도약하면서 비엔날레, 동부창고, 현대미술관 등은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청주에 거주하는 사람은 매번 그곳이 그곳이라 딱히 매력은 없겠지만 타지역에서 온 사람은 나름에 재미가 있는 도시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인터넷 검색 ‘청주음식’ 홈페이지를 가본 결과 재미가 없는 도시라고 해도 할 말이 없다. 이 사이트에는 모범음식점, 향토음식점, 위생등급지정업소, 원스푸드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이 홈페이지는 처음 청주를 접하는 사람에게 맛집을 소개하는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모범음식점 메뉴를 누르면 처음 소개하는 식당이 대기업프랜차이즈 식당 VIPS다. 또 애슐리, 놀부부대찌개, 쿠우쿠우, 피자헛 등도 소개하고 있다. 위생업소 메뉴를 가면 스타벅스만 11곳을 소개하고 있고 본죽, 본도시락 등도 소개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을 수첩 형태로 만든 ‘함께 웃는 청주 맛으로 즐기자’ 청주 음식점 가이드북에서도 마찬가지다.

청주시에 문의하면 모범음식점 등에 규정에 따라 제작됐다는 이야기가 돌아올 것이 뻔하다. 지역 내 향토음식점도 많이 포함돼 있지만 굳이 대기업프랜차이즈를 넣을 필요가 있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규정에 의해 넣었다는 말에 많이 양보해도 배치도 적절하지 않다.

이 책자는 올해 처음 발간된 것도 아니고 이러한 지적이 한두 해 있는 것도 아니다. 대기업프랜차이즈가 없어 청주에 사람이 오는 일도 만무하다. 가이드북을 꼼꼼하게 손봐 청주만에 특색 있는 내용이 실리길 바란다.

송휘헌·충북본사 취재부 hhso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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