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나경원 재신임 불허…반발
김태흠·정진석 등 충청권의원 포함
당내 경선, 중앙당-지역 연결 영향

[충청투데이 나운규 기자] 자유한국당의 당직자 일괄사퇴와 원내대표 재신임 불가 방침으로 당내 지도부·당직자 대거 교체가 시작된 가운데, 충청권 인사들이 대부분 물러나면서 내년 지역 총선 영향력에 관심이 모아진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단식을 마치고 당무에 복귀한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3일 최고위원회를 열어 나경원 원내대표의 재신임을 불허했다. 당내에서 나 원내대표 임기 연장론이 제기된 상황에서 나온 갑작스런 결정으로 일부 의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충청권 의원들도 반발에 동참했다. 김태흠 의원(충남 보령·서천)은 “최고위 의결 내용은 참 유감스럽고 개탄스럽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며 “나 원내대표가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은 나도 많다. 그러나 호불호 가지고 연임 문제를 (결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비난했다.

정진석 의원(공주·부여·청양)도 “정치 혼자하느냐. 정치 몇십년씩 하는 사람들은 뭐냐”라며 “정치 20년 한 사람인데,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고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하지만 나 원내대표가 4일 최고위원회의 결정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히면서 당내 반발이 조금을 수그러드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원내대표와 러닝메이트로 선출된 정용기 정책위 의장(대전 대덕)도 나 원내대표의 임기가 끝나는 오는 10일 함께 물러난다.

다만 신임 원대대표에 도전장을 던진 강석호 의원(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의 정책위 의장 러닝메이트로 이장우 의원(대전 동구·대전시당위원장)이 확정되면서 지역 인사의 당 지도부 재진입 가능성은 남아 있다.

황 대표는 앞서 지난 2일 지난 2일 박맹우 사무총장 등 당직자 35명이 제출한 일괄사표를 처리하고 불과 몇시간 뒤 일부 당직자를 선임했다. 신임 당직자로 선임된 7명은 사무총장에 박완수 의원(경남 창원의창), 전략기획부총장에 송언석 의원(경북 김천) 등으로 영남과 수도권 인사들로 채워졌다.

이로써 그동안 당 인재영입위원장으로 활동한 3선 이명수 의원(충남 아산갑)과 중앙당 대변인을 맡았던 이창수 충남 천안병당협위원장이 당직에서 물러났다.

총선을 앞두고 전개된 한국당 지도부·당직자 교체로 충청권 인사들이 당직에서 대거 물러나면서 내년 지역 총선에 미칠 영향력이 관심이다. 내년 총선 당내 경선 과정에서 중앙당과 지역 정당과의 연결고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해석 때문이다.

이에 대해 지역 정치권 한 인사는 “중앙당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지역 인사들이 당직에서 물러나면서 당 지도부의 결정에 끌려갈 수 있는 요지도 있다”면서 “하지만 아직 원내대표 선거와 당직자 선임이 남아 있는 만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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