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정부의 한국 수출규제 여파로 일본 맥주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사실이 통계 자료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28일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10월 품목별 무역통계를 보면 맥주의 한국 수출 실적이 수량과 금액에서 모두 '제로'(0)로 나타났다.

작년 10월 실적은 금액 기준으로 8억34만엔(약 86억원)이었다.

지난 7월 일본정부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의 수출 규제에 맞서 한국소비자들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벌이면서 일본맥주도 맥을 추리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 영향으로 지난 9월 한국 수출 실적이 작년 동월과 비교해 99.9% 급감한 58만8000엔(약 630만원)까지 떨어졌고, 결국 10월에는 수출이 아예 없는 제로가 됐다.

이를 두고 교도통신은 일본 재무성 관계자를 인용해 "무역통계에는 회당 20만엔을 넘는 실적만 반영된다"면서 "실제로는 10월에도 소량(소액)이겠지만 수출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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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내 일본제품 불매 운동이 일어나기 전까지 한국은 일본 맥주업계의 최대 해외시장이었다.

지난해 국가별 맥주 수출액 순위에서 한국은 약 60%를 점유하며 1위에 올랐다.

그런 상황에서 갑자기 한일관계 악화로 일본맥주가 한국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 위기에 놓이자 해당 업체들은 살얼음판 위를 걷고 있다.

현지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불매 운동 영향으로 한국에 수출되는 일본 맥주의 절반 이상을 관련업체 직원들이 한탄을 섞어 마신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품목 중 하나인 불화수소의 10월 한국 수출액은 작년 동기(7억510만엔) 대비 94.2% 적은 463만엔으로 집계됐다.

일본 업체의 불화수소 한국 수출 실적은 건별로 승인을 받도록 한 규제가 시행되고 한 달만인 지난 8월 '제로'로 떨어졌다가 9월에는 372만엔을 기록했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의 허가 절차가 진행돼 10월 실적이 9월보다 늘어난 것으로 봤다.

지난 10월 한 달간 일본의 전체 한국 수출액은 3818억엔(약 4조124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3.1% 감소했다.

이 감소폭은 9월(-15.9%)보다 더 커진 것으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 소비자들의 일본산 기피 영향으로 맥주를 포함한 식료품 수출액이 58.1% 줄었고 승용차 수출액은 70.7% 급감했다.

유기화합물을 포함하는 화학제품 수출액은 28.3% 줄었다.

정민혜 기자 jm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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