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우승 퍼레이드에 익살스러운 개조 유니폼 입고 나와

▲ [콜비 새터필드 기자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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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야구 워싱턴 내셔널스 팬들은 2019년을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자유계약선수(FA) 이적 소식으로 우울하게 시작했다.

그러나 워싱턴이 월드시리즈(WS)를 제패하면서 워싱턴 팬들은 2019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야구팬이 됐다.

또 떠난 하퍼를 향한 애증을 속 시원하게 정리할 수 있게 됐다.

워싱턴 선수들은 3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팬들과 자축하는 퍼레이드 행사를 벌였다.

선수들이 퍼레이드 버스를 타고 지나가는 곳 주변에는 빨간 유니폼을 챙겨 입는 워싱턴 팬들로 가득 찼다.

그 가운데는 하퍼의 유니폼을 익살스럽게 개조해서 입고 나온 팬들이 다수 눈에 띄었다.

워싱턴DC 지역방송 WUSA9의 콜비 새터필드 기자는 트위터에서 워싱턴 팬들이 재활용해서 입고 나온 하퍼 유니폼들을 소개했다.

등에 적힌 '하퍼'(HARPER)에서 HA와 P를 테이프로 대충 가린 뒤 TU와 N을 대신 그려 넣어서 '터너'(TURNER)로 바꿨다. 워싱턴 유격수 트레이 터너의 유니폼으로 개조한 것이다.

이 팬은 또 하퍼의 기존 등 번호 '34' 사이에 '+'를 넣어서 터너의 등 번호 '7'을 만들었다.

다른 팬은 하퍼의 이름에서 H 대신 C를, R 대신 M을, ER 대신 S!를 넣어서 '우승자들'(CHAMPS!)로 바꿨다.

HARP 대신 SCHERZ를 넣어서 월드시리즈에서 투혼을 불사른 투수 맥스 셔저 유니폼을 만든 팬도 있었다. 이 팬은 등 번호 34 중간에 검은 테이프를 붙여서 셔저의 등 번호인 31로 보이게 했다.

하퍼는 워싱턴을 상징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였지만, FA 최대어로 활약한 지난 비시즌에 워싱턴의 10년 3억달러 제안을 뿌리치고 북미 스포츠 역대 최대 규모인 13년 3억3천만달러를 제시한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떠났다.

워싱턴 팬들은 크게 실망했지만, 신예 후안 소토의 등장으로 하퍼의 공백을 느끼지 않게 됐다.

소토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타율 0.282에 34홈런으로 하퍼(타율 0.260 35홈런)를 뛰어넘는 활약을 펼쳤고, 포스트시즌에도 타율 0.277에 5홈런 등으로 맹활약하며 워싱턴의 우승에 큰 공을 세웠다.

딱딱한 정치적인 도시 워싱턴DC에 월드시리즈 우승컵을 들고 온 팀은 1924년 워싱턴 새네터스(현 미네소타 트윈스) 이후 워싱턴 내셔널스가 95년 만이다.

워싱턴DC에는 워싱턴의 월드시리즈 테마곡인 '아기상어' 노래가 울려 퍼졌다.

워싱턴 경기에 아기상어 노래를 처음 도입한 헤라르도 파라는 퍼레이드카 위에서 두 팔을 크게 벌려서 치는 '상어박수'를 치며 우승의 기쁨을 표현했다. 팬들도 상어박수로 선수들을 환영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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