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상에서 ‘신 아재 판독기’라고 불리는 글이 주목받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트위터 캡쳐.

글에서 한 누리꾼은 “나트륨이 아닙니다 소듐입니다. 칼륨이 아닙니다 포타슘입니다. 부탄이 아닙니다 뷰테인입니다. 메탄이 아닙니다 메테인입니다. 아밀라아제가 아닙니다 아밀레이스입니다”라며 “화학물질명으로 연식이 뽀록나게 생겼다”고 말했다.

20대 중반 이후 사람들이 배웠던 화학 용어들은 2005년 독일식 표기가 미국식으로 바뀌면서 아재를 판별하는 기준이 됐다.

이런 독일식 표기는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교과서를 통해 배우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당시 화학이 발달했던 독일에서 화학을 들여오며 원소와 화합물의 이름까지 독일식으로 표기한 영향을 받은 것이다.

‘가리’나 ‘옥도’ 같은 이름을 일본식 발음에 가깝게 한자를 빌려 표기한 독일어 원소다. 광복 후 순화돼 독일식 발음에 조금 더 가까운 한글 표기로 대체됐다. 가리는 칼륨으로, 옥도 또는 옥소는 요오드로 바뀌었다.

2009년 교과서부터는 최근 국제사회에서 영어로 소통하는 경우가 많아 영어발음으로 가르치고 있다.

아밀라아제는 학명 ‘amylase’의 독일식 발음으로 현재는 미국식 발음인 ‘아밀레이스’로 배운다.

2016년에는 대한화학회가 화합물 명명법을 개정하며 미국식 발음 사용을 권장했다. 나트륨을 ‘소듐’으로, 칼륨을 ‘포타슘’으로 한 것이 그 예다. 한때 초산가리였던 질산칼륨은 다시 ‘질산포타슘’이 됐고 요오드팅크는 ‘아이오딘 팅크처’가 됐다.

이름은 그대로지만 발음이 바뀐 원소들도 있다.

요오드는 아이오딘이, 티타늄은 타이타늄, 게르마늄은 저마늄, 망간은 망가니즈, 부탄은 뷰테인, 메탄은 메테인 등이다.

아재를 판별하는 명칭에는 화학 용어 말고도 또 있다.

누구나 한번쯤 초등학교 음악시간에 봤을 ‘실로폰’이다.

실로폰(Xylophone)은 나무를 의미하는 ‘실론(Xylon)’과 소리를 의미하는 ‘폰(Phone)’이 결합돼 ‘나무의 소리’를 의미한다.

우리가 익숙하게 봤던 금속으로 이루어진 악기는 종의 복수형을 뜻하는 ‘글로켄(Glocken)’과 모음을 뜻하는 ‘슈필(Spiel)’이 결합한 합성어 ‘글로켄슈필’이라고 불러야 맞다.

현재 초등학교에서는 실로폰의 명칭을 바로잡아 글로켄슈필로 교육한다.

해당 내용을 접한 누리꾼들은 “학교에서 두 발음을 모두 배우는 경우도 있다는데 헷갈릴 듯”, “우리아들 좀 더 크면 학교에서 글로켄슈필 가져오라고 할 텐데 하마터면 못 알아들을 뻔 했네요” 등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진나연 기자 jinny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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