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아직까지 청문회가 열리지 않으면서 정확한 사실관계가 드러나진 않았지만 이미 상당수의 수험생과 청년들이 분노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랐다.

현 시점에서 제기된 의혹이 마치 ‘특권층의 스펙 쌓기’로 비쳤고 이로 인해 상대적 박탈감과 자괴감, 허탈감을 느끼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의대 연구 논문의 제1저자로 어떻게 고교생이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지에 대한 갑론을박도 여전히 지속 중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 기자는 충남도내 학생들의 뜻깊은 활동을 접하게 되면서 매우 복잡한 감정이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소개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한 ‘요리는 감이여’ 책은 도내 문해교실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13개교의 학생 45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학생들은 직접 할머니들의 말씀을 귀담아 들으며 채록에 나섰고 이를 토대로 삽화를 그려 책에 싣기도 했다. 이러한 활동은 스펙이 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공식적인 스펙으론 남을 수 없고 봉사활동 시간만을 받게 된다. 학생들의 열의를 지켜보던 일부 관계자는 관련 상 제정 등을 추진하려 했지만 무산됐고 제정되더라도 교외활동에 속해 학종이나 내신 등 스펙으로 쓸 수 없다.

혹자는 이 같은 재능 기부를 연구 논문 참여와 대등한 수준으로 보는 게 말이 되냐고 물을 수 있다. 물론 대등한 수준을 바라는 것도 아니며 이뤄질 수도 없겠다.

다만 이러한 가치들을 두고 무엇에 경중을 둬야하는 지, 어떤 활동이 학생들에게 더 의미 있을 지는 함부로 판단할 수 없는 대목이다.

학생들은 1년 간 할머니들과 정성을 쏟아왔다. 대입 스펙으로는 활용할 수 없겠지만 앞날이 창창한 학생들에게 뜻깊은 경험이자 삶의 스펙으로 영원히 남을 것이다.

이런 점들이 모든 교육청에서 논의해온 혁신의 근본이자 공교육의 미래가 아닐까. 부디 이번 사태가 기존의 교육적 가치에 대해 성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학생들이 살아 숨쉬는 스펙을 쌓게 해주는 것은 교육계의 역량에 달려 있다.

조선교·충남본부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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