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대표가 보이지 않는다. 청주시의원들의 이야기다. 시민의 손으로 뽑은 대표이자 일꾼인 시의원들이 도시공원 일몰제를 두고 목소리는커녕 얼굴 조차 잘 보이지 않는다.

내년 7월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이 자동 실효된다. 다시 말해 일몰제 시행까지 1년도 남아 있지 않다.

청주도 일몰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구룡산 민간개발, 매입을 두고 시와 시민단체 간의 갈등은 시간이 갈수록 격렬해지고 있다.

이런 갈등이 커질수록 중재자가 절실해진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의원들도 중지를 모으기보다는 각개전투로 찬성과 반대의 입장을 표하고 있을 뿐이다.

하재성 의장은 취임 1주년 인터뷰에서 갈등에 대한 입장으로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갈등이 불거졌다고 곧 시정이 잘못됐다거나 시의회가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결부시키면 안 된다”면서 “의장은 시의회 전체 관심사항에 대한 입장 정리나 현안에 대해 중지를 모으는 중재자, 촉진자 역할이지 일방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은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하 의장의 말이 백번 맞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일몰제와 관련해서는 이제 시간이 없다. 의회가 집행부에서 공을 넘겨주기를 바라면서 단순히 기다리면 늦는다. 적극적인 자세로 일몰제를 해결할 의지를 보여야 한다.

시와 시민단체 모두 공원이 사라지길 바라는 입장은 없다. 목표는 같지만 방향이 다를 뿐이다.

시의회가 시민의 대표라면 시민들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토론해 나은 방향으로 가야 한다. 또 공원에 대한 갈등에 대해 강 건너 불구경은 이제 그만하고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정책은 있을 수 없다.

극작가 겸 소설가인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명이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라고 한다. 일몰제와 관련해서는 모두의 중지를 모아 저런 이야기를 듣지 않길 바란다.

송휘헌·충북본사 취재부 hhso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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