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왕철 충남본부 서천담당 no8500@cctoday.co.kr

최근 신서천화력발전소 건립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중부발전이 동백정해수욕장 복원사업 실행계획을 제시했다.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에 착수해 올 10월 기본계획 초안을 도출하고 다양한 의견수렴을 거쳐 2020년 5월까지 최종안을 확정, 2023년까지 복원사업을 완료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중부발전이 2012년 3월 신서천화력 건설을 위한 지자체 동의를 요청하면서 약속한 핵심 사업 중 하나가 7년 만에 실타래를 푼 거다.

그런데 서천군의회 더불어민주당·무소속 의원들이 군과 지역구 국회의원을 향해 화살을 날렸다. '확약서에 서명한 것도 아니고 구체성도 떨어지는 단순한 몇 줄짜리 추진계획인데 뭐 그리 호들갑이냐'는 거다. 이들은 또 군이 이번 합의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군이 중부발전과의 합의 내용을 공표하면서 '특정 정치인'(김태흠 국회의원)을 띄웠다는 거다. 이들은 한 발 더 나가 이번 합의 과정에 '정치적 노림수'가 깔려있다고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청탁금지법 위반', '공직선거법 위반'도 언급했다.

'서천군은 지난 5일 김태흠 국회의원의 주선으로 노박래 서천군수와 박형구 한국중부발전 사장이 만나 그동안 지속적으로 협상 중이었던 동백정해수욕장 복원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에 합의했다'는 서천군의 발표, 이 한 문장에 대해 딴지를 건 것인데 이를 두고 공감보단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정치적 의혹 제기에 오히려 정치적 노림수가 더 있어 보인다는 거다.

아전인수(我田引水), 견강부회(牽强附會)라는 말이 있다. 자신의 이익만 고집하고 억지스럽게 자신의 주장에 끼워 맞춘다는 말이다. 우리 정치권의 행태를 꼬집을 때 자주 등장하는 사자성어인데 이번 사안도 마찬가지다. 물론 항상 치열하고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우는 정치권이라지만 견강부회도 정도가 있다. 정도에서 벗어나면 공명을 일으키지 못 하고 그러면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운 법이다. 그 정도가 심하면 '역풍'이라는 부작용도 따른다.

지금 중요한 건 7년 만에 가시적 물꼬를 튼 동백정해수욕장 복원사업을 어떻게, 얼마나 잘 완성할 것이냐에 대해 지역적 역량을 모으는 일이다. 복원사업은 누가 만들어낸 게 아니니 정치적으로 공(功)을 가져갈 수도 없고 그래서 유·불리를 따질 수도 없다. 사업 기본계획이 지역민을 위해 충실히 수립될 수 있도록 하고 예정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정쟁에 휘말리면 배가 산으로 가고 그 피해는 온전히 지역민의 몫으로 남는다. 신서천화력발전소, 동백정해수욕장 복원사업 모두 지역사회의 합의에 기초한 과제이고 지혜롭게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정치권이 사업의 큰 줄기에 집중하지 못 한 채 곁가지에서 정치적 계산만 하는 모습은 지역민이 원하는 그림이 아니다. 사업추진 로드맵 마련까지 무려 7년이다. 지역민이 견뎌온 이 지난한 세월이 주는 피로감을 보상할 수 있는 건 단 하나다. 하루라도 빨리 동백정을 좀 더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지역민에게 환원하는 거다.

서천군과 중부발전은 일희일비할 시간이 없다. 긴 기다림의 세월에 공허해진 지역민의 마음을 채워줄 복원사업을 조금이라도 앞당기는데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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