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층 건물이 앞다퉈 건립되고 있다. 그러나 소방장비는 초기 화재 진압과 인명을 구조하기엔 역부족인 모양새다. 3일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도내에는 30층 이상 고층 건축물은 모두 57개동. 거주와 숙박을 목적으로 지어진 아파트와 오피스텔, 호텔 등이다.

충북은 택지개발지구 등을 중심으로 고층 건물이 늘어나는 추세다. 새로 짓는 아파트단지 역시 조경·안전 등을 이유로 지상 공간을 공원화하고 있다. 이에 화재나 재난 발생 시 안전 관리가 취약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지난 달 30일 오후 6시35분경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한 49층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 38층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추정되는 불이 났다. 소방당국은 소방차 13대와 소방인원 40여명을 투입해 오후 8시10분경 불길을 완전히 잡았다. 하지만 당시 인명 구조 등을 위해 출동한 고가 사다리차는 무용지물이었다. 한 소방 관계자는 "소방관들 사이에서는 10층 이상 높이의 아파트에서는 살면 안 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고 말했다.

현재 충북소방이 소유하고 있는 고가 사다리차와 굴절차는 각각 14대와 13대, 이 중 50m 고가 사디라차는 8대에 불과하다. 50m 이상 고가 사다리차도 최고 15층 가량까지만 접근이 가능하다. 더 높은 30층 이상 건물에서 불이 났을 경우 사다리차를 이용한 초기 진화 및 인명구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고층 건물의 경우 건물 내 대피소 마련, 스프링클러, 옥내 소화전 등 설치가 의무지만 만약 불길이 진화되지 못한다면 대형 인명피해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다. 때문에 소방당국 등은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일’ 없도록 하루 빨리 고층 건물 화재 진압에 맞는 대처와 훈련이 필요하다.

조성현·충북본사 취재부 jsh900128@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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