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는 신생팀 실력은 베테랑

▲ 동판암조기축구회는 축구광들로만 팀을 만들어 올 지역 생활체육 축구계에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동판암조기축구회(회장 이연호)는 지난 1월 창단한 신생 축구 동호회다.

그러나 속내를 보면 무늬만 신생팀이지 회원 모두가 다른 팀에서 두루 경험을 거친 베테랑급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동호회는 두개팀 소속 동호인들이 모여 팀을 만들었다. 판암조기축구회에서 6명의 회원이 빠져나와 동신조기축구회와 합쳐 팀을 결성했다.

다른 곳에서 활동하던 동호인들이 모이다 보니 팀 이름를 지을 때부터 산고를 겪었다. 서로 자신들이 소속된 동호회 이름을 쓰고 싶어 했지만 장고를 거듭한 끝에 양 동호회의 이름을 합쳐 만들기로 결정했다.

동호회를 결성한 후 꾸준히 축구광들로만 세를 불려 현재 회원만 50여명에 달한다.

이들의 주무대는 동신중학교 운동장이다.

매일 아침 6시30분이 되면 둔산동 등 먼거리에 거주하는 회원들을 제외하고 모두 학교 운동장에 모인다. 1시간 정도 땀을 흘리고 나면 일터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매달 첫째주 월요일에는 월례회를 개최하고 다른주 일요일는 회원 대부분이 학교 운동장을 찾아 오전 시간은 연습에 몰두한다.

월례회는 회원들간의 친목을 다지는 중요한 행사다. 자체 게임을 벌여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 동호인을 최우수선수(MVP)로 뽑아, 신발, T셔츠 등 다양한 경품을 전달한다.

한잔의 소주를 기울이는 뒤풀이도 회원들이 기다리는 시간이다. 그날의 경기를 통해 나타난 서로의 장단점을 지적해 주고 소주잔을 나누며 안부를 묻는다.

동판암조기축구회는 신생팀인 만큼 올 각종 대회에 참가, 팀 인지도를 높인다는 목표를 세워 놓았다.

대전시장기와 국민생활체육 대전시축구연합회장기 등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에 가능하면 모두 참가해, 최고의 성적을 거둔다는 것이다.

지난달 말 한밭조기축구회 회장기에 출전, 1회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 2회전에 아쉽게 탈락했지만 충분한 가능성을 확인, 회원들의 사기가 어느 때보다 높다.

동호회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동호인들간의 끈끈한 동료애가 중요해 동판암조기축구회도 이점에 가장 주력하고 있다.

회원들의 크고 작은 애경사를 챙기는 것을 시작으로 1년에 최소한 한번 1박2일 정도로 가까운 곳을 찾아 친목을 강화할 계획을 갖고 있다.

대전 동구축구연합회 수석 부회장 겸 동판암조기축구회 고문을 맡고 있는 박기홍(50)씨는 "각자 다른 곳에서 운동을 하던 동호인들로 팀을 만들어 융화에 가장 신경을 쓰고 있다"며 "모두가 축구를 너무 좋아해 매일 학교 운동장을 찾는 것이 그저 즐거울 뿐"이라고 말했다.

이주일(39) 대전시체육회 총무과장은 이 동호회를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각기 다른 동호회를 하나로 묶는 산파역을 했고 현재 이 동호회 감사를 맡고 있다.

고등학교 때부터 조기축구회를 시작, 20년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내달 대전에서 열리는 전국생활체육 축구연합회장기 축구대회 대전시 40대 대표선수로 선발됐다.

이 과장은 "동호인들의 열의가 높아 가장 모범적인 조기축구회로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 동호회는 오는 8월 미국 버지니아주와의 교류에 신경을 쓰고 있다. 작년 판암조기축구회 때 현지 한국인 2세인 유신언씨가 월드컵 때 대전을 방문한 것이 인연이 돼 오는 8월경 버지니아주 여자축구(16∼18세)팀을 대전으로 초청, 동신중 등과 평가전을 치를 계획이다.

이연호 현 동호회 회장과 전 판암조기축구회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동호회 고문을 맡고 있는 홍길표(46) 구의원이 적극적으로 이 일을 추진하고 있다.

튼튼한 팀워크와 축구에 대한 열의. 동판암조기축구회가 비록 신생팀이지만 전국생활체육 축구계에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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