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엽의 역학이야기]인중의 관상

천명(天命)을 알았던 사람들은 죽음이 눈앞에 이르러도 두려워하지 않았고 빈천(貧賤)하게 살았어도 비굴하게 부귀를 얻으려 구걸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처지에 만족하고 항상 겸손하게 그 시대를 즐길 줄 아는 여유도 있었다. 하지만 얻고 잃는 것에 따라 웃고 우는 세상(俗人)사람들이야 어찌 길함을 쫓고 흉함을 피하여 부귀(富貴)를 얻고자 노력하지 않았겠는가? 옛 우리 선조들은 관상학을 통해 미래의 화복(禍福)은 물론 그 사람의 내면까지 간파함으로써 앞날에 닥쳐올 재앙을 정확히 예측하여 흉함을 피하고자 끊임없이 연구해왔다. 그러나 호랑이를 그리고 가죽은 그릴 수 있지만 그 호랑이의 뼈는 그리기 어려운 것이며, 사람을 알고 또 얼굴은 알 수 있지만 그 사람의 마음은 알지 못한다(畵虎畵皮難畵骨, 知人知面不知心)고 했다. 마찬가지로 사람의 형체로서 '길흉과 마음'을 모두 알아내기란 참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인중(人中)이란 위 입술과 코 사이에 있는 홈과 같이 생긴 곳이다. 사람의 얼굴 중간과 아래를 연결해주기 때문에 혈맥(穴脈)과도 같은 곳이다. 따라서 인중의 홈은 분명하고 넓어야하며 깊고 길어야 좋은 상(相)이 된다. 마의(麻衣) 선생께서는 인중을 흐르는 물에 비교하여 설명했다. "인중이란 구혁, 즉 전답사이를 이어주는 도랑과 같은 형상이다. 도랑이 잘 소통되어있으면 물의 흐름이 막히지 않고, 얕고 좁으면서 깊지 못하면 물의 흐름이 막혀 흐르지 못한다"고 했다. 인중의 홈은 깊으면서도 길어야 좋은 관상이 된다는 말이다.

대체로 "인중의 길고 짧은 것에는 그 사람의 길고 짧은 수명(壽命)이 정해져 있고 인중의 넓고 좁은 것에는 아들과 딸이 많고 적은 것이 정해져 있다(夫人中之長短可定壽命之長短, 人中之廣狹男女之多小)"고 했다.

따라서 마의(麻衣)선생께서는 인중은 그 사람의 수명과 자녀의 많고 적음을 나타내는 곳이 된다(故人中所以爲壽命男女之宮也)고 한 것이다. 이곳 인중은 길면서 좁지 않아야 하고 가운데도 깊으면서 폭도 넓고 곧아야 한다. 그리고 옆으로 펴져 있지 않으면서 아래로 드리워져 있는 사람은 모두 좋은 관상에 속한다(是以欲長而不欲縮, 中深外闊直而不斜闊而下垂者, 皆善相也)고 했다. 인중의 홈은 깊고 길어야 하며 삐뚤어지지 않고 아래로 내려가면서 점점 넓어져 마치 대나무를 쪼개 놓은 것 같으면 복록(福祿)이 많다. 그리고 자손 또한 효도하는 좋은 인중이 된다는 뜻이다. 인중이 혹 가늘고 좁은 사람은 의식(衣食)이 부족하고, 평평한 사람은 모든 일이 잘 되지 않고 재앙이 많이 따른다고한다.

인중의 위가 좁고 아래가 넓은 사람은 아들이 많고, 위가 넓고 아래가 좁은 사람은 딸이 많으며, 위와 아래 모두가 좁고 중간이 넓은 사람은 자식이 질병으로 고생하게 되어 성장하기가 어렵다(上狹下廣者多子孫, 上廣下狹者小兒息, 上下俱狹而中心闊者子息疾苦而難成)고 한다. 특히 여인의 인중이 위와 아래가 바르고 깊은 사람은 자녀를 많이 낳고 위와 아래가 모두 평평하고 얕은 사람은 자식을 낳지 못한다(上下直而深者子息滿堂, 上下平而淺者子孫不生)고 한다. 인중이 선명한 사람은 자식이 많을 뿐만 아니라 효도도 하는 반면, 인중이 평평하여 홈이 없는 것 같은 사람은 자식이 없거나 있다 하더라도 불효를 하여 없는 것과 같다는 말이다.

인중이 깊고 길은 사람은 장수하고 얕고 짧은 사람은 일찍 죽게 된다. 인중이 바르지 못하고 굴곡이 있는 사람은 신의가 없는 사람이다(深而長者長壽, 淺而短者夭亡, 人中屈曲者無信之人)고 했다.

인중이 드리워지고 바른 사람은 충성심과 신의 있는 선비가 많은 반면, 끊어진 듯하고 좁은 사람은 일찍 죽거나 빈천(貧賤)한 사람이 많다. 대나무를 쪼개 놓은 것 같은 사람은 이천 석의 록(福)을 얻고, 인중이 가늘어 마치 바늘을 달아 놓은 것 같은 사람은 자손뿐만 아니라 평생 빈천을 면하지 못한다.

/자료제공: 삼명철학원 (www.sammyoung.com) HP: 016-202-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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