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운

한국도로공사가 국내 기업 가운데 최초로 '청렴사직서약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청렴사직서약제도는 계약 관련 보직에 임명되면 해당 기관장에게 업무와 관련해 비리를 저지를 경우, '사직'을 감수하겠다는 내용의 '청렴사직서약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토록 하는 초강수다.

이토록 가혹한 형벌을 가할 수 있도록 한 이 제도가 얼마나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요즘같이 심각한 구직난 시대에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국가공기업 사원 자리를 내놓고 비리를 저지를 '간 큰 직원'이 있을까.

'비리를 저지르려면 자리를 내놓고 저질러라'는 도로공사의 압박은 아직껏 각 기관이나 단체에서 보지 못한 초강수임에 틀림없다.

도로공사는 청렴사직서약제도 외에도 소액 수의계약을 전면 폐지하고 물품 구매계약에 '역경매제도'를 도입키로 하는 등 청렴도를 높이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비리를 척결하겠다는 도로공사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 단호하게 여겨진다.

소득 수준이 높아졌고 국가 위상도 크게 올라섰지만 국제사회에서 바라보는 한국의 청렴도는 경제수준에 견주어 한참 미달된다.

국제사회의 각종 표본조사에서도 한국의 청렴도는 아직 더 갈고 닦아야 할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런 시점에 도로공사가 청렴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갖가지 자구책을 마련하는 것은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최근 각 조직마다 '혁신'을 외쳐대고 있고, 조직의 혁신을 선도할 별도의 기구를 운영하는 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고려할 때 도로공사의 움직임은 분명 앞서가는 모습으로 평가될 만하다.

비리를 뿌리째 뽑아내려는 도로공사의 노력에 격려와 갈채를 보낸다.

아울러 새로운 제도를 성공으로 이끌어 이 땅에 진정한 혁신과 청렴의 바람을 선도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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