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만년중·관저고 수년째 전통 선배 온정 그대로

 "비싼 돈을 들여 교복을 구입할 필요가 있나요. 헌옷이라는 생각을 버리기만 하면 품질 좋은 교복을 물려받아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드릴 수 있어요."  마음만 바꾸면 비싼 교복을 단 한푼도 들이지 않고 마련할 수 있다. 바로 몇몇 학교에서 정착돼 가고 있는 '교복 대물림'을 활용하면 된다.

 대전 만년중은 첫 졸업생 배출후 올 8회 졸업생까지 매년 교복을 후배들에게 물려주는 아름다운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졸업식은 지난 10일 열렸는데 졸업생 350여명의 절반 가량인 170여명이 자신이 입던 교복과 체육복을 세탁해 내놓았다.

13일 열린 신입생 예비소집때 이 학교의 교복 대물림 전통을 알고 있는 일부 신입생 학부모들이 벌써 절반 가량을 이미 가져갔다.

이 학교는 교내에 알뜰실을 마련, 교복과 체육복을 보관하고 있고 덩치가 커진 재학생도 자신의 교복을 내놓으면 선배들이 물려준 교복과 언제든지 교환할 수 있다.

교복 대물림은 특히 전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3학년때 전학을 온 경우 불과 몇달을 입기 위해 새교복을 구입하기가 망설여지는데 이때 알뜰실에 가면 언제든지 교복을 얻을 수 있다.

만년중 송희옥 교장은 "요즘 아이들이 '아낄 줄 모르는 세대'라는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면서 "교복 대물림은 이제 우리학교의 확실한 전통이 돼 아이들이 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 관저고도 교복 대물림 전통을 세워나가고 있다. 이 학교는 매년 졸업생의 10% 가량이 참여를 한다. 졸업생들이 졸업식후 교복을 세탁해 학교에 가져오면 학교는 이것을 특정장소에 보관해 신입생 등에게 자신의 몸에 맞는 크기의 교복을 선택할 기회를 부여한다.

재학생도 언제든지 자신의 것과 교환이 가능하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3학년 졸업생 최모(19)양은 "3년동안 땀과 꿈이 베어있는 소중한 교복이어서 간직하고 싶은 마음도 많았지만 후배들에게 물려주는게 선배된 도리가 아니겠냐는 생각이 들었다"며 "내 교복을 입은 후배가 선배와 학교에 대한 긍지를 가지고 열심히 공부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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