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심건·대전본사 취재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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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속도를 줄이고 인생을 즐겨라. 너무 빨리 가다 보면 놓치는 것은 주위 경관뿐이 아니다. 어디로, 왜 가는지도 모르게 된다.”

미국의 가수 겸 코미디 배우인 에디 캔터의 명언이다. 5G 시대의 개막을 알리면서 에디 캔터의 명언이 떠오른다.

지난 3일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가 시작됐지만, 여전히 5G 서비스가 원활하게 제공되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5G는 4G에 이어 새롭게 맞이한 5세대 이동통신이다.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로 대표되는 5G는 단순히 개인 간의 통신을 넘어 사물인터넷, 인공지능과 같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5G의 최대 전송속도는 다운로드 20 Gbps, 업로드 10 Gbps에 달한다. LTE(4G) 대비 10배 정도다.

지연시간은 1~4ms 정도로 20~50ms인 LTE에 비해 획기적인 수준으로 감소했다. 초연결성을 의미하는 단위면적 당 접속 가능한 기기 수도 100만 개에 달한다. 초연결성을 통해 각종 사물인터넷에서 발생되는 정보들을 공유할 수 있다. 전송 가능한 트래픽 양도 10 Mbps로 LTE 대비 100배 수준이다.

5G가 가져올 변화의 장밋빛 미래를 이야기하기에는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있다.

정작 값비싼 5G 스마트폰과 요금제에 가입해도 당장에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여전히 부재하다.

또 아직 전국에 5G 기지국이 고루 분포하지 않은 탓에 서울과 수도권 외 지방 중소도시에서는 해당 서비스에 가입조차 할 수 없는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진다.

그나마 서비스를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진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조차 신호가 제대로 잡히지 않아 ‘가격만 올린 LTE 서비스’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반면 세계 주요 통신사들은 5G 상용화를 서두를 것 없이,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보다폰(영국), 오렌지(프랑스), 도이치텔레콤(독일), 소프트뱅크(일본), 차이나모바일(중국) 등 세계 주요 이통사들은 구체적인 5G 상용화 일정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르면 올 연말 정도에나 서서히 5G 상용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 국가라는 타이틀을 확보했지만 ‘최초’로만은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속도를 높여 ‘최초’로 기억되기보다는 속도를 줄이더라도 소비자를 생각한 서비스의 질 향상에 총력을 기울여 ‘최고’를 지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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