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수 충남역사문화연구원장

충청남도 내포(內浦)하면 떠오르는 단어로는 '온화', '정', '순수', '먹거리' 등이 있다. 이러한 단어들의 이미지를 형상화하면 내포는 '어머니의 품'이 된다. 어머니의 품 같은 내포는 예부터 사람이 살기에 가장 좋은 땅으로 인식되었다. 그로 인해 내포는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 역사의 중심에서 수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낸 공간이었다.

조선후기 실학자 이중환의 ‘택리지’에서 내포를 “충청도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가야산 주변의 10개 고을”로 그 위상과 공간적범위를 설명하고 있다. 18세기 이후에는 홍주목 관할에 있던 18개 읍으로 그 범위가 확대되었다. 현재는 홍성, 예산, 서산, 당진, 태안, 아산, 보령, 서천 등 8개 시·군이 내포문화권에 포함된다.

내포가 새롭게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내포문화권 개발 사업'과 '충남도청 이전'이 결정된 이후부터이다. 이 정책으로 인해 내포신도시가 만들어졌고, 내포에 대한 개발과 연구가 본격화되었다. 내포문화권 개발계획은 ‘21세기 문화의 시대를 맞이하여 내포문화권의 역사ㆍ문화 자원을 보전하고, 관광자원화를 통해 지역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추진되었다.

충청남도 내포문화권 사업 중 눈에 띄는 것은 예산군 덕산면 일원에 조성 중인 보부상촌이다. 현재 보부상촌은 개원을 준비하고 있고, 이와 함께 내포신도시에는 미술관·박물관·예술의 전당 건립이 추진 단계에 있다. 내포문화권에 길을 내고 건물을 세우는 하드웨어적인 정책은 일정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여기에 대중이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내포 이야기', 즉 내포의 역사와 문화가 스며있어야 한다.

따라서 향후 정책은 미래지향적인 시각에서 사람들이 찾아와 내포의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진정성 있는 공간을 구성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2018년부터 충청남도와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이 연차적으로 추진하는 '가야산 삽교천 문화권 종합조사 연구사업'은 내포 이야기를 다채롭게 꾸밀 수 있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내포는 가야산을 중심으로 한 불교 이야기부터 서해안의 바닷가 이야기, 보부상 이야기, 천주교 이야기, 의병과 독립운동 이야기 등다양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이야기를 종합 정리하여 스토리텔링의 보고(寶庫)로 삼고, 이를 콘텐츠화하여 활용해야 한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에서는 충청투데이의 지면을 빌어 이 이야기를 연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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