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1> 인생 70을 넘어서도 사별한 부인을 못 잊어 한다는 것은 '아름다운 슬픔'이다.

어느 날 사무실에 평소 존경하던 노신사가 들렀다. 그리고는 한 권의 책을 내 앞에 건넸다.

'꽃과 시와 사랑과.'

부인은 살아 있을 때 꽃과 시를 좋아했다. 그래서 꽃 그림을 많이 그렸고 전시회도 열었다.

딸만 일곱을 낳아 키우는 힘든 생활 속에서 틈틈이 시도 썼다.

그래서 남편은 시집을 발간해 주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1년 전 갑자기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로부터 1년. 아내의 죽음이 실감나지 않은 채 공허함을 헤어나지 못한 남편은 생전에 약속한 책 출판을 사후에 실현하는 것으로 마음을 달랬다.

그동안 부인의 그림을 소장하고 있는 사람들을 수소문하여 사진 도록을 만들고 부인이 생전에 썼던 글들을 모았다. 딸들과 부인 친구들의 추모글도 받았다.

그래서 정성이 깃든 '꽃과 시와 사랑과'라는 제목에 '정상화 글라라의 추모 시화집'이라는 부제를 붙여 이번에 비매품으로 출간, 고인과 관계가 있는 지인들에게 나누어 주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자신의 글도 실었다.

"…당신 빈 자리가 이렇게 크게 느껴질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나는 당신이 잊혀질까 두려운데 남들은 자꾸 그대를 잊으라고 합니다. 남들은 이사를 해야 잊는다고 하는데 나는 당신이 아직 집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사할 수가 없습니다…."

또 막내딸은 어머니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이렇게 침전시켰다.

"닮고 싶다. 전하고 싶다. 나도 나의 어머니처럼 큰 사랑을 조금만이라도 이어가고 싶다…."

정말 진솔한 사랑과 부부의 소중함, 어머니와 딸, 이 모든 가족의 지순한 가치를 웅변해 주는 책이다.

이 책을 펴낸 남편은 오덕균(吳德均) 전 충남대 총장이다.

그는 학교를 떠났지만 우리들에게 새로운 가르침을 보여준 것이다.

가정의 달 5월 가족이 해체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때에.

<이야기2> 간경화로 투병 중이던 탤런트 양택조(66)씨가 아들의 간을 이식받아 새 삶을 살게 되었다.

양씨는 동양방송 성우로 연예계에 데뷔하여 TV 드라마에서 왕성한 활동을 해 온 우리들에게 매우 친숙한 인기 탤런트.

그러다 양씨는 5년 전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후 간경화가 악화돼 SBS TV 드라마 '때려'에서 최근 도중 하차해야 했다.

그러나 아들의 지극한 간청으로 서울 아산병원에서 간 62%를 이식받는 수술을 받아 새 삶을 얻은 것.

마침 양씨의 퇴원 날이 '어버이날'과 겹쳐 모든 사람들에게 감명을 주었는데 양씨 역시 눈물을 흘리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아무리 자식이지만 아버지를 위해 자신의 간을 떼어 준다는 것은 대단히 힘든 일이다. 그러기에 아버지 양씨 역시 '고맙다'는 말밖에 더 이상 어떤 말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정말 '어버이날'을 보내는 모든 사람들에게 가슴을 찡하게 하는 아름다운 뉴스였다.

이 세상에 아직 부자(父子)의 사랑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 주는 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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