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피하던 과정에서 입주민 2명이 연기를 흡입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고, 100여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발생했다. 이에 충북도 재난안전실은 오후 5시 41분 안전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금일 17시 19분경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 ○아파트 ○동에 화재 발생. 주민들께서는 신속히 대피하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충북도가 발송한 안전 안내 문자에는 정확한 화재 상황과 이 같은 대피 요령은 기재돼 있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현장을 확인조차 안 하고 성급하게 문자를 발송한 것은 자칫 더 큰 사고를 부를 수 있었다고 지적한다.
만약 화재가 난 8층과 가까운 층에 사는 주민이 대피 문자를 받고 계단으로 나왔다면, 연기에 질식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실제 지난해 소방청에서 발간된 아파트 화재 대피 매뉴얼을 살펴보면 화재 발생 시 입주민은 지상이나 옥상 중 가까운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아파트 계단이 불이나 연기로 막혔을 땐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는 이용하지 않아야 한다. 아파트는 화재는 계단이 굴뚝 연할을 해 더 위험하기 때문이다.
충북도는 최근 제천 시멘트공장 화재나 오송 KTX 단전사고 등 대형사고가 빈번이 발생해 주민의 안전을 고려한 예방 차원에서 안전 안내 문자를 보낸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안전 매뉴얼을 지키지 않은 성급한 안전 안내 문자는 자칫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지난해 제천화재참사를 겪고 난 후 화재 발생 시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라면 안된다.
제대로된 현장 확인을 통한 정확한 현재 상황과 대피 요령 등을 알리는 빈틈없는 모습을 보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