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관광 허브도시로 도약하라>
기자수첩 - 이정훈·대전본사 경제부

‘대전, 관광 허브도시로 도약하라’ 관련 취재를 위해 4시간을 날아 찾아간 필리핀 마닐라의 날씨는 푹푹 찌는 더위에 숨이 막힐 정도였다. 여행을 떠난 것이 아니라 취재차 방문했다는 사실이 무더운 날씨와 맞물리면서 무거운 육체는 공항 도착과 함께 금새 축 늘어져 버렸다.

마닐라 관광은 ‘골프’와 ‘유흥’, ‘카지노’, ‘총기사고’ 등의 단어가 따라 붙으며 일반 관광지들과는 거리가 먼 인식이 새겨져 있다.

그러나 마닐라의 모습은 이와는 전혀 달랐다. 가족여행·허니문·골프·다이빙 등 관광 취향에 맞게 끔 세분화된 관광 콘텐츠를 제시하며 그야말로 선진 관광이라는 체계적인 모습이 갖춰져 있었다. 특히 마닐라뿐만 아니라 인근지역과 연계성을 두며 하루가 짧게 느껴질 만큼 관광 인프라의 폭이 넓었다.

마닐라지역은 단순한 도시를 넘어 드넓은 하나의 관광단지였다. 쉴 새없이 들고나는 외국인 관광객들과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는 관광 해설가들, 일반적인 자연경관을 관광지로 탈바꿈 시키기 위해 엑티비티한 콘텐츠들 첨가한 체험활동 등 도심 곳곳이 볼거리, 놀거리 천국이였다. 여러 관광지를 돌아보는 동안 취재라는 무거운 숙제도 내려놓고 마닐라만의 매력에 푹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마닐라의 활력 넘치는 모습을 보며 점점 쇠퇴해가는 대전지역의 관광 환경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전지역은 내년도 방문의해를 앞두고 관광도시로의 이미지 구축을 다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콘텐츠 부족 등으로 ‘관광 황무지’라는 인식이 너무나 강하게 박혀있다.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숙박·공항·도로개발 등 다양한 요소를 두고 정부와 유관기관, 여행업계 협업이 원활히 이뤄지고 있는 마닐라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부러움을 많이 느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세계적인 관공명소로 거듭난 마닐라 관광산업은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내년도 대전방문의 해를 통해 대전도 마닐라와 같이 관광 허브도시로 도약하고 명성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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