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주에서 70대 노인이 30여 차례 칼에 찔려 살해된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그의 50대 아내였다. 이들은 지난 2월 초 지역 정보지에 실린 '같이 살 사람을 구한다'는 광고를 보고 만나 지난 달 25일 혼인신고했다. 경찰 조사에서 50대 아내는 "남편이 다른 남자를 만나고 다닌다며 의심했고, 무시하는 말을 하더니 집에서 나가라고 해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아내는 결별 조건으로 1억원을 요구했으나 남편이 이를 거절해 갈등을 빚었다고도 주장했다.

범행 직후 아내는 흉기와 자신의 휴대전화를 남겨 둔 채 달아났다. 아내는 도보와 대중교통을 이용한 탓(?)에, 경찰은 도주경로 추적에 애를 먹다 사건접수 일주일 만에서야 그를 붙잡을 수 있었다. 이 사건을 접하면서 대한민국이 고령화사회가 되면서 벌어질 수 있는 사건의 한 단면을 보는 듯 했다. 남편이나 부인과 사별·이혼 후에 새로운 짝을 만나고 의지하는 일은 이제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다. 다만 문제는 이같이 돈을 노리고(?) 접근하는 만남에 대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충북의 지난해 65세 이상의 노인은 25만 2434명으로, 전체 인구의 15.8%를 차지했다. 괴산군은 군민 3만 5311명 중 30.5%에 해당하는 1만 1899명이 65세 이상 이었다. 3명 중 1명이 노인이라는 뜻이다. 이렇듯, 충북지역이 고령화되면서 각종 노인 관련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충북도 노인보호전문기관 등에 노인학대로 649건이 신고·접수되는 등 전년도(589건)보다 무려 10%나 늘었다. 이들에 대한 경제적 문제해결도 시급하다. 올해 들어 임시·일용직 일자리가 사라지는 등 고용여건이 악화하면서, 노인들이 빈곤층으로 내몰리기도 한다. 관련 단체와 지자체 등에서 이들 노인들을 위한 경제적·복지적 지원의 제도적 대책마련이 절실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진재석·충북본사 취재부 luck@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