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위장평화쇼’ 발언
박성효·이완구 ‘거리두기’…“제발 말 좀 조심하시라”
홍문표 “제1야당 대표로서 직설적 표현한 것” 감싸기

자유한국당 소속 충청권 보수 정치인들이 같은당 홍준표 대표의 남북 정상회담 혹평을 두고 '감싸기’와 ‘거리두기’ 사이를 오가고 있다.

대전시장 출마에 나선 박성효 후보와 정치 재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이완구 전 국무총리는 보수결집을 노리는 홍 대표의 전략적 행보가 오히려 부작용만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감에 날을 세우고 있는 반면, 당내 지방선거 총괄기획단장을 맡고 있는 홍문표 사무총장(충남 홍성·예산)은 정부를 견제해야하는 제1야당 대표의 리더십이라며 두둔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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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일 오후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지방선거 경남도당 필승결의대회 기초단체장 후보에게 공천장을 주기에 앞서 내용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박 후보는 2일 언론 인터뷰에서 홍 대표가 남북정상회담을 '위장평화쇼'라고 평가 절하한데 대해 "온 국민이 희망과 기대를 걸고 있어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강조한 뒤 "이번 선거 때 홍 대표 좀 오지 말게 해달라는 말이 나올 정도여서 저희도 걱정이 크다. 제발 말 좀 조심하시라"고 직격했다.

이 전 국무총리도 "통일을 염두에 둔 진일보한 회담이라는 것을 부인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홍 대표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홍 대표와 차별화를 꾀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일각에선 충청권 보수 진영이 홍 대표와 대립 양상을 보이는 배경에는 이 전 총리의 정치재개 시점과 맞물려 구심점을 결집시키기 위한 사전 포석이란 해석도 내놓고 있다.

다만 홍 대표와 함께 지방선거를 총괄하고 있는 홍 사무총장은 '홍 대표 감싸기'에 나섰다.

홍 사무총장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부를 견제하고 비판하는 제1야당에서 어떤 현실을 놓고 좀 직설적인 표현을 한 것이 많은 국민들에게 우려를 주는 그런 발언은 아니지 않냐는 생각”이라며 홍 대표를 옹호했다.

이에 대해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홍 사무총장의 이같은 발언은 여전히 막강한 홍 대표의 당내 영향력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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