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포신도시에서 6개월을 보냈다. 내포로 오기 전 지인들은 외롭지 않겠냐고 물었다. 본래 시골 출신이라 외롭진 않았지만, 이곳에서 또래를 만나기란 하늘에 별따기였다. 올해 3월 말 기준 내포에 주민으로 등록된 20대는 2300여 명 남짓하다. 이들이 모두 한마음으로 한화이글스 경기를 보러가도 한밭야구장의 20%를 채우지 못한다. 물론 5000여 명의 30대가 동참해도 가득 채울 수 없다.

이처럼 2030세대가 타 신도시에 비해 드문 이유는 앞서 이전한 관공서와 기관들의 직원들을 제외하곤 이곳에서 직장을 얻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내포 전체 인구는 2만3000여 명. 이 가운데 상당수가 관공서, 기관 등과 함께 이주한 직원들이며, 일부는 내포 밖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인근 지역민들이란 것이 중론이다.

결국 내포에 매력을 느껴 타 지역에서 직접 이주한 사람은 드물고, 기업과 일자리가 없기 때문에 공무원이나 기관 직원이 아니면 내포 안에서 자급자족하기도 힘들다. 모 아르바이트생의 말처럼 내포를 ‘공무원의 도시’로 만들 생각이 아니라면 앞으로 이곳을 찾을 2030세대의 먹고 살 방편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더 나아가 이 도시에서 상권을 거닐다보면 빈 점포가 우후죽순으로 펼쳐져 있고, 여가를 즐길 곳도 마땅치 않다. 주말에는 주말부부로 살던 이들과 오피스텔에서 생활하던 이들이 모두 떠나면서 흡사 유령도시가 돼버린다. 취재 중 만난 한 아르바이트생은 “여기선 주말알바가 손님이 없어서 ‘꿀’알바”라고 표현했다. 그 학생에겐 달콤함을 만끽할 신도시의 여유였겠지만 내포의 기자로선 참담한 현실이었다.

다행히 얼마 전 문을 연 충남도서관은 개관 이후 맞은 첫 주말에도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를 시작으로 갖가지 인프라와 일자리가 서둘러 마련돼야만 2030세대에게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되지 않을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조선교·충남본부 취재부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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