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심건·대전본사 교육문화부 beotkkot@cctoday.co.kr


10년 전 2008년 8월 23일은 한국야구 역사에 기념비가 세워진 날이었다. 당시 한국 야구대표팀은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에서 쿠바를 3대 2로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야구로 연출된 드라마에 빠져 나는 야구에 관심을 갖고 응원팀을 찾기 시작했다. 충청지역 연고팀에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자랑하며 2005~2007년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한화 이글스를 선택해 응원을 시작하게 됐다. 하지만 응원을 시작한 2008년 후반부터 팀 성적이 곤두박질치며 암흑기가 시작됐다. 가을야구 잔혹사가 시작된 2008년 단 1경기 차이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는데, 그때의 아쉬움이 이렇게 길어질 줄은 아무도 몰랐다.

한화의 마지막 가을야구는 2007년의 일이다. 10개 구단 중 가장 오랫동안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한 팀이 됐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이다. 마지막 가을야구 당시 한화는 ‘괴물 신인’ 류현진이 등장했을 즈음이고, 레전드인 구대성, 송진우, 정민철이 현역이었다. 10년간의 실패를 교훈 삼아 한화는 재도약을 위한 디딤돌을 차곡차곡 쌓고 있다. 한화는 최근 2년간 FA 시장에서 철수하며 대형 선수들을 영입하기보다 육성에 힘을 쏟겠다고 선언했다.

팀 성적이 매년 하위권에 그치면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드래프트를 통해 좋은 유망주들을 계속해서 모집했다. 유망주 키우기 위해 선수 육성에 일가견이 있다는 박종훈 전 LG 감독을 지난해 신임 단장으로 임명했다. 팀의 변화와 혁신, 리빌딩을 통한 젊고 강한 구단 구축을 위해 제11대 감독으로 한용덕 감독을 선임했다. 잃어버린 이글스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장종훈 수석코치 겸 타격코치, 송진우 투수코치를 영입하며 순수 한화 레전드 출신들로 주요 코칭스태프를 꾸렸다. 한 감독은 취임식에서 임기 내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으로 만들어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화는 2020년 우승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