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본사 편집국장
[나인문의 窓]

요즘 충북 사람들이 국민들의 질시(嫉視)를 받고 있다. 잘 되어, 잘 나서 시기(猜忌)를 받는 것이 아니라 일부 정치인과 공직자의 두어라 못된 버르장이를 초장에 고치지 못한 탓이다.

지난 4일 충북도의회 윤리특별위원회가 최악의 물난리 속에 외유에 나선 도의원에 대해 내린 결정은 한마디로 ‘무뇌체’를 의심하게 만든 최악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른바 ‘레밍(들쥐 등 설치류)’ 발언 등으로 국민적 공분을 산 김학철 의원(충주1)에게 내린 ‘출석정지 30일’이라는 징계는 제 식구 감싸기에 다름 아니다.

어찌 보면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비난을 들어도 싸다. 최고 수위의 징계인 ‘제명’이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던 도민이 있었다면 그 역시 필자와 마찬가지로 ‘아둔패기’였던 셈이다.

게다가 30일 출석정지란 징계를 받았지만, 실제 징계기간은 이번 임시회 기간인 11일까지 단 7일에 불과하다. 다음 회기인 제359회 임시회가 다음 달 12일로 잡혀있어 그 이전에 징계 기간이 끝나기 때문이다.

그러니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시민단체 관계자들에게 "문재인 씨한테 하라고 하세요"라고 응수해 또 다시 논란을 만들지 않았겠는가. 마치 자신이 대통령과 ‘동급’이라도 되는 양 설레발을 떠는 모습이 가관이 아닐 수 없다. 아직도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무지렁이를 탓할 수밖에 뾰족한 방법이 없는 듯하다.

문제는 국민의 절골지통(折骨之痛)을 외면하는 그런 자들을 정치판에 불러주는 유권자들에게도 책임이 크다는 점이다. 민의를 외면하고 물난리 속에 외유를 떠나고도 자신의 잘못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그런 자들을 또 다시 뽑아준다면 국민들은 또 한 번 자신의 손가락을 원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부라퀴가 날뛰는 곳은 비단 지방의회뿐이 아니라는 점에 욕지기가 절로 난다. 최근 청주시에서 빚어지는 공무원들의 일탈을 보면 이곳이 과연 관공서가 맞는지 의구심이 든다. 상급자를 폭행해 자살에 이르게 한 공무원이 있는가 하면, 한 7급 공채 출신 공무원은 화장실에서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다 덜미가 잡히기도 했다. 또 다른 30대 8급 공무원은 유흥업소에 여성 도우미를 공급하는 속칭 '보도방'을 운영한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건축업자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로 40대 공무원이 구속되기도 했으며, 허위로 출장계를 내고 근무지를 이탈해 전북에서 동료 공무원들과 술판을 벌이는가 하면, 청주시시설관리공단 종합사격장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탄피를 모아 재활용 업체에 판매하다 적발되는 등 필부필부((匹夫匹婦)는 엄두조차 낼 수 없는 비위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쯤 되면 ‘비리의 온상’이라는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어 보인다. 잊을만하면 터지는 청주시 공무원들의 잇단 부도(不道)를 접하면서 대다수 시청 직원들은 “부끄러워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을 정도”라고 푸념한다. 민선 6기 청주시의 시정 운영 방침 중 하나인 '청렴행정 구현'이 민망할 정도다.

이러한 몇몇 비위 공직자들로 인해 맡은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는 대다수 동료 공무원들이 의욕을 잃고 있는 게 답답할 뿐이다.

오호통재라! 이들이 과연 백성이 진정한 나라의 주인임을 알고 있을지 그것이 궁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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