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귀 아산참여자치연구원 원장
[투데이 춘추]

올해로 광복 72주년을 맞는다. 기미년(1919년) 3월 1일 유관순 열사는 병천 아우내 장터에서 만세 운동을 일으켜 삼천리 방방곡곡에 '대한독립 만세'소리가 울려퍼지게 했다. 아산에서도 그해 4월 4일 선장 장터에서 600여명의 민중이 참여한 만세 운동이 있었다. 규암 정규희 선생, 임천근, 서몽조, 김천봉, 오상근, 최병수 선생 등이 만세운동을 모의하고 민중의 선두에 섰다.

그날 독립만세를 앞장서 외치던 최병수 선생은 일본 헌병이 쏜 총탄에 맞아 그 자리에서 순국했다. 35세의 열혈 청년은 그렇게 스러져 갔다. 또 만세운동을 주동한 분들은 물론 숱한 사람들이 헌병에 붙들려 매를 맞거나 옥고를 치렀다. 특히 정규희, 임천근, 서몽조, 오상근 선생은 징역 2년 6개월 형에 처해졌다.

1934년부터 천도교도들을 중심으로 멸왜(滅倭)운동이 벌어졌다. 아산지역에서도 무인년(1938년)에 선장, 둔포, 온양, 신창 등지에서 멸왜운동을 벌이다 많은 분들이 체포되어 고문을 당하거나 매를 맞았다.

정부에서는 1963년 최병수 선생께 건국공로훈장을 추서했고, 1990년에는 정규희, 임천근, 서몽조, 오상근 선생께 애족장을 추서한 바 있다. 서슬 퍼런 일제에 용감히 맞서 기미독립운동과 멸왜운동을 벌였던 아산 지역의 애국자들을 추모하고자 세운 탑이 바로 '기미독립·무인멸왜운동 기념탑'(선장면 군덕리 소재)이다. 아산시에서는 매년 4월 4일 광복회 회원들을 중심으로 아산시민들이 모여 선장 장터에서 이 탑까지 행진하며 독립만세운동을 재현하는 행사를 갖고 있다.

아무리 중요한 우리 고장의 역사적 사건과 장면들이라도 우리가 주목하지 않고 되새기지 않는다면 우리의 기억과 마음에서 점점 사라져버리고 만다. 주기적으로 학생과 시민들이 방문해 기미독립운동과 무인멸왜운동의 정신을 되새길 수 있는 여건과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아산시와 아산교육지원청이 공동으로 주관해 학생들에게 선열들의 독립 정신과 애국애족정신을 기리고 계승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물론 현재 기념탑의 수목관리, 잡초 제거, 쓰레기 청소 등의 일을 책임지고 수행할 관리주체를 조속히 지정하고 부지 위쪽에 붙어있는 토지 약 900㎡ 매입, 주차장과 간이 화장실 등 이용편의 시설로 조성해 단체 참배객의 이용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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