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원 노조, 군산지역 치과와 협약, 서천주민 “지역의료계 먼저였어야”, 서천군-생태원 소통 체계 지적도

국립생태원이 군산지역 치과와 협력협약(MOU)을 체결한 것이 뒤늦게 밝혀져 서천군이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국립생태원이 서천에 둥지를 틀게 된 사회적 배경을 감안하면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어서 파장이 일 전망이다.

국립생태원 노조는 지난해 10월 군산지역 A치과와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생태원 노조원이 A치과를 이용하면 혜택을 주는 내용이다. 생태원 노조위원장은 "A치과 관계자가 찾아와 MOU에 대해 제안을 했다. 생태원의 직원 복리가 잘 갖춰진 상황도 아니고 해서 수락했다. 노조는 노조원의 권익을 위한 단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제안은 조합원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일이라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역에선 사려 깊지 못한 결정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치과 측에서 먼저 제안을 해왔다고 하더라도 일단 필요성이 있다면 서천 지역 의료계와 먼저 협의를 하는 게 순서가 아니겠느냐는 거다. 지역민 최 모(58) 씨는 "생태원 입장에선 뭐 이 정도 일을 문제 삼느냐고 항변할 수 있지만 생태원이 서천에 조성된 그 존재의 이유를 조금이라도 생각했더라면 지역상생의 의미를 살릴 수 있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번 사안을 계기로 국립생태원과 서천군의 소통 체계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립생태원엔 충남도와 서천군에서 파견나간 직원들이 상주하지만 이렇다 할 상생발전 성과는 고사하고 아이디어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갯벌 매립을 통한 산단 조성을 취소하고 이를 대체할 시설로 설치된 게 바로 국립생태원인데 지역사회와의 연계성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지역민 한 모(60) 씨는 "국립생태원과 서천군이 따로 노는 느낌이다. 국립생태원은 서천지역의 외딴 섬이나 마찬가지"라며 "이번 사안을 반면교사로 서천 지역사회와 국립생태원이 상생·발전할 수 있는 체계적 소통 시스템을 갖추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천=노왕철 기자 no85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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