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유통업체 입점 사실상 호재
갈곳 없다 정주여건 불만도 표출
5000명 서명목표 청원방 개설돼
인터넷 커뮤니티 중심 참여 독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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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속보>=이마트의 청주테크노폴리스 상업용지 매입과 관련해 찬·반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례적으로 찬성 여론이 가열되고 있다. 생존권의 위협을 받는 전통시장 및 지역유통업계의 반발은 당연한 수순이지만 찬성 여론은 그동안 수 차례 진행된 대형유통업체 입점시도 당시와 온도차가 다르다. 일각에서는 청주의 부족한 정주여건에 대한 불만이 이번에 폭발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월 28일자 1면·3월 3일자 1면 보도>

전통시장상인과 시민단체는 예상대로 반대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청주시상인연합회는 7일 사창시장 내 연합회 사무실에서 긴급대책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대규모 반대집회 등의 대책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지역상권살리기 운동을 주도해온 충북청주경실련도 입점 반대운동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최윤정 사무처장은 “청주권에 이미 대형마트가 많은데 청주테크노폴리스의 지분을 갖고 있는 청주시가 이마트를 유치하려고 한 것으로 볼 수 있는만큼 이 부분을 지적하는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며 “전통시장, 슈퍼, 도소매유통 등이 참여하는 지역경제살리기네트워크와 공동으로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예고했다.

대형유통업체의 추가 입점 시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유통업계와 시민단체의 반발은 예상된 부분이다.

그러나 심상치 않은 점은 입점 찬성 여론이다. 그동안 대형유통업체가 입점해 편의성이 좋아지는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은 찬성 입장이면서도 결집된 목소리를 내놓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온라인 상이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여론을 모으고 있다.

우선, 한 포털사이트 이슈 청원에 ‘청주테크노폴리스 상업부지 이마트타운 입점 찬성’ 청원방이 만들어졌다. 지난 4일 개설된 이 청원방은 5000명의 서명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개설 하루만인 5일 16%인 800여명이 서명했다.

반대운동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충북청주경실련 모바일웹 방명록에는 지난해 10월 이후 게시글이 없었지만 이마트타운 이슈가 생긴 후 수십여개의 찬성 댓글이 달리고 있다. 또 인터넷 지역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청원방 서명을 독려하는 게시글을 실어나르며 주위에 서명할 것을 독촉하고 있다. 게시글 중에는 청주시청 앞 집회로 실력행사를 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

이 같은 찬성 목소리는 경직된 부동산 시장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대출규제, 공급과잉 등으로 인해 청주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대형유통업체의 입점은 사실상 유일한 호재이기 때문이다. 또 ‘주말에 청주에서 갈 곳이 없다’는 정주여건에 대한 오랜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도 보인다.

우려되는 부분은 이 같은 찬·반 여론 가열이 지역사회 갈등으로 번져나갈 수도 있다는 점이다. 벌써부터 일각에서는 시민단체에 대한 대표성에 의문을 표하거나, 대형유통업체 입점을 반대하는 전통시장에 대해 불매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비밀리에 부지매각이 이뤄지면서 논란이 증폭된 면이 있다”며 “이제라도 청주시는 확고한 중심을 잡고 여론을 수렴하며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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