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고 뜨는’ 아날로그 문화 
<上> 사라지는 아날로그
<下> 부활하는 복고
수동카메라·만년필 등 인기
“현실 암울할수록 회귀경향”

최근 아날로그 문화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각박한 현실 속에서 추억이 담긴 장소와 물건이 주는 향수로 잠시나마 위안을 받으려는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부활하는 대표적인 복고문화는 레코드판(LP판)과 수동식카메라, 만년필 등이다.

레코드판은 1980년대까지 호황을 누리다가 디지털 시대와 함께 운명을 마치는 듯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각종 매체에서 70~80년대 음악이 재조명되면서 디지털과 접목시켜 재 출시된 턴테이블로 음악을 트는 ‘복고 카페’가 인기를 끌고 있다.

청주시 흥덕구의 한 카페 업주는 “본래 옛 음악을 즐기던 단골들만 찾아오던 곳인데, 요즘은 젊은 층도 찾아와 LP판으로 음악을 신청한다”며 “최근 TV나 극장가에서 복고 열풍이 불면서 예전 음악을 LP판을 통해 감상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젊은 층 사이에선 수동식카메라와 즉석카메라(폴라로이드)의 인기도 급증하고 있다. 모니터 화면에서 주로 출력하는 디지털 카메라와 달리 사진관에서 인화된 사진을 찾아 액자로 만들어 선물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바로바로 추억을 담을 수 있는 폴라로이드의 인기도 여전하다.

기성세대를 중심으로 만년필을 선물하는 문화도 다시 유행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충청점에서 필기구 매장을 운영하는 A 씨는 “주로 30~40대를 중심으로 만년필 판매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행사나 선물 시즌에는 판매 수요가 급증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복고 열풍이 확산되는 원인에 대해 문화 전문가들은 추억이 암울한 현실에 대한 도피처가 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문화평론가는 “현실이 암울하고 미래에 대한 전망이 불안할수록 과거로 회귀하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며 “최근 고도성장과 역동적 변화기였던 1980년대와 대중문화의 최전성기로 평가되는 1990년대의 문화가 부각되는 것은 이런 심리에 기인한다”고 평가했다. <끝>

오홍지 기자 ohhj238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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