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의 문턱에서 몸에 좋다는 보리굴비를 먹고 있다. 질 좋은 굴비를 사나흘 소금에 절여 보름 이상 바싹 말린 후 통보리 뒤지 속에 넣어 서너 달을 숙성시켜야 한다는 보리굴비. 숙성시켜 상품을 만들기도 어렵지만, 흔히 접하기에도 그리 만만한 음식은 아니다.음식이 나오고 겨우 식사를 시작하려는데 텔레비전에서는 해묵은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다. 낮 방송이라 재방송을 내보내고 있는지, 혹은 코로나로 새로운 프로를 제작하는 데에 무리가 오는지는 모르겠으나 ‘미스터 트로트’에서 열세 살 정동원 군이 ‘보릿고개’를 불러 올 하트를 받는 장면이
최근 은행권이 메타버스에 뛰어들고 있다는 기사를 종종 접하곤 한다. 플랫폼화를 통해서 사용자 저변을 넓히고 있는 메타버스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메타버스란 디지털에서 만들어낸 가상현실 세계를 의미한다. 리니지가 대표적인 사례로 리니지는 가상의 세계관에서 캐릭터 간의 분쟁을 확산시키고 혈맹을 맺게 만들어 인간의 희로애락을 겪게 하는 게임이다. 최근 많이 언급되는 마인크래프트, 로블록스의 샌드박스 장르의 게임은 유저가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고, 콘텐츠 제작을 할 수 있어 게임 자체가 플랫폼처럼 활용되는 또 다른 메타버스 사
우리는 아이가 태어나면 그 아이가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행복하게 살기를 희망한다. 아이는 성인이 되기까지 10여년 동안 학교라는 체제 내에서 다양한 교육을 받으며 성장한다. 국가는 체계화된 교육기관을 통해 아이들에게 필요한 지식을 제공하고 사회구성원으로서 필요한 훈련을 하고자 한다. 하지만 의도하는 대로 모든 아동들이 이러한 교육체제에 잘 적응하는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교육체제에 적응하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학업에 대한 압박감 외에 또래집단 내에서의 다툼과 폭력, 소외, 차별 등 다양한 문제로
15년 전 전공의 시절 일이지만 기억이 생생하다. 부스스한 머리와 퉁퉁 부은 얼굴로 중환자실 환자 옆 침대에 책을 놓고 꾸벅 졸고 있다. 나와 함께 전공의 일을 하는 동기 모습이다. 이 친구는 상태가 악화되고 있는 환자 옆을 밤새 지켰다. 믹스커피 한잔을 타서 친구에게 건넸다. “너 덕분에 환자가 하루 넘겼다. 금방 좋아지겠지!” 의사는 환자 곁에 있어야 의사이다. 당직실에서 전화기 넘어 들려오는 누군가 불러주는 수치와 모니터 화면에 보이는 환자 혈액검사, X-ray 사진 만으로 환자를 살릴 수 없다. 친구는 환자 옆에서 환자 숨소
코로나 팬더믹 이후 ‘탄소중립’이 세계적인 관심사로 부상했다.탄소중립을 실행 방안으로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것이 우선이다. 또한 소, 돼지 등 가축과 가금류의 대량사육을 줄여 탄소배출량을 줄일 필요가 있다. 많은 나라들이 환경문제의 심각성에 뜻을 같이하여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선언하였고 2020년 우리나라도 탄소중립을 선언했다.'포용적인 녹색회복을 통한 탄소중립 비전 실현'을 주제로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2021 P4G 서울녹색미래 정상회의에서는 탈 석탄을 향한 에너지전환 가속화와 취약집단을 위한 포용적이고 공정한
최근 세계는 코로나19로 인한 심각한 경제위기를 맞고 있으며 각 나라별로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인하, 양적완화 정책 등을 추진하고 있다.정부도 경제 저성장, 높은 실업률, 소상공인 몰락 등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지방계약법 개정, 교육예산의 상반기 조기집행 강화,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정책을 펼쳐 침체된 경기부양에 힘쓰는 중이다.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정부는 2015년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지역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지방계약법 등을 개정, 물품과 공사계약 시에 한시적 특례 제도를 도입
내가 살아온 길지 않은 시간 중 절반 넘게 이어진 인연이 있다. 내 스스로 선택한 ‘어쩌다 22년’ 인연인 곳을 다녀왔다. 희망진료소라는 곳이다. ‘의료 서비스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대전역 인근의 노숙인과 쪽방생활인 등 의료 소외계층’을 위한 공간이다. 처음 시작한 1999년에는 지하 공간에서 바구니와 간이 책상들 몇 개로 시작해 이제 어엿한 진료실 책상, 약 조제실까지 갖춘 공간으로 변했다. 번듯한 도심 의료기관만은 못하지만, 열정을 가진 봉사자들과 정성스런 시설의 상주 직원들의 마음만은 어느 의료기관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물
5월의 마지막 즈음 이해인님의 시 중 ‘욕심 때문에 잃었던 시력을 찾아 빛을 향해 눈뜨는 빛의 자녀 되게 하십시오’가 요즘 비트코인의 하락을 보며 투자에 대한 우리의 막연한 욕심이 시력을 잃게 하는 게 아닌지 염려하게 한다. 현재 금 가격의 상승은 인플레이션 헷지수요과 코인 수요가 금으로 이동했다고 보기엔 근거가 미약해 보이나 코인과 금의 관계를 살펴보기로 하자. 최근 유동성을 바탕으로 비트코인이 급등하면서 전통적인 금보다는 코인이 인플레이션 헷지수단으로 더 적합한 게 아니냐는 의견에 더 힘이 실리고 있고, 실제 인플레이션을 헷지하
충남 서북부지역(천안·아산·당진·서산)에서는 택지·산업단지 개발과 중소규모의 주택건설 사업 등이 지자체를 중심으로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대두되는 것이 개발 지역에 학교가 있는지, 없는지 혹은 학교가 있다면, 아이들이 어느 학교에 다니게 되는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학부모는 자녀들이 아파트 단지 내 혹은 가까운 거리에 있는 학교에 배치되길 희망한다. 이로 인해 학생들의 통학 거리가 조금이라도 멀거나, 도로를 횡단해 통학하게 되는 문제 발생으로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또 설립한 지 불과 몇 년 만에 주택단지가 커져서 학생
최근 수장이 바뀐 서울시에서 만성적인 공공의료기관 의사 인력난 해결을 위해 연봉을 최대 40% 인상하기로 발표했다. 일괄적으로 모든 인력에 대한 임금인상은 아니지만 특수 진료 분야 전문의에 대해 최대 40%까지 연봉 인상 정책을 발표한 것이다. 이러한 연봉 인상만으로 만성적 인력난을 호소하는 공공의료기관에 모든 필수 인력을 즉시 채용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자본주의 시대에 개인 능력에 대한 바람직한 대우를 해준다면 순차적으로 효율적인 인력 채용될 가능성은 높아진다. 우리나라 전체 의료기관 중 공공병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5% 내
5월 하면 생각나는 시인 박노해의 ‘꽃은 달려가지 않는다’처럼 꽃은 남을 눌러 앞서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이겨 한 걸음씩 나아갈 뿐이다. 꽃은 서두르지 않고 게으르지도 않고 자기만의 최선을 다해 피어난다. 우리의 5월도 자기만의 최선을 다해 피어나는 행복한 달로 만들어가길 응원하며 시장에 넘쳐나는 자금에 대해 생각해보면서 우리의 투자도 활짝 꽃 피우길 기대한다. 시장에 돈이 많은데 기업 이익도 늘어나고 있다. 각종 매체에서 국내외 시장을 막론하고 가장 많이 나오는 말들이다. 주가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 두 개를 꼽으라면
정보가 곧 자본인 시대다. 앞선 정보를 얻는 것은 큰 기회가 될 수 있겠다. 미래의 상황을 예측함으로써 다양한 특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LH 사태에서 보듯이 일부 사람들이 지역의 개발정보를 미리 파악하고 투자하여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 정보는 곧 자산이며 우선권임이 틀림없다. 다만 이러한 기회를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공평하지 않고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20세기 들어 컴퓨터를 기반으로 하는 많은 양의 데이터 축적은 인간의 정보 활용 능력을 급격히 발전시켰고 그 결과 정보 중심의 사회를 구축하였다. 하지
‘당신의 모교는 안녕하십니까… 작년까지 초중고 3834곳 사라져’(조선일보 4월 7일자)라는 기사를 보면서 어린 시절에 대한 아련한 추억, 그리움, 고향의 정, 향수가 연상되곤 한다. 충남에서도 학령아동이 감소하면서 오랜 역사를 이어온 농·산·어촌지역 학교 265개교가 문을 닫았다. 이런 현실에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의 입장에서 늘 안타까운 마음이다. 아이들이 꿈을 키우던 공간, 한 지역의 중심 역할을 했던 학교가 저출산과 고령화의 영향으로 텅 빈 운동장과 낡은 교실로 덩그러니 남아 빛바랜 아름다움과 추억을 간직한 채 자리를 지키고
나는 중증외상환자를 치료하는 외상외과의사다. 외상외과의사는 외상으로 인한 손상 환자를 치료하는 외과의사이다. 수술을 주업으로 하며, 동시에 응급실부터 중증외상치료를 중심으로 한 중환자치료도 담당하고 있다.응급실 안 여기저기서 아픈 사람들의 아우성이 들린다. 서로들 본인이 먼저 왔다고, 더 많이 아프고 더 피가 난다면서 빨리 치료해달라고 소리를 지른다. 하지만 권역외상센터 같은 곳에서는 목소리 큰 환자, 먼저 온 환자가 아니라 ‘환자 중증도’에 따라 치료의 우선순위를 결정한다. ‘한국형 응급환자 분류도구’ 등 객관적인 기준을 근거로
벚꽃과 유채꽃이 만개한 3월 말, 특히 목련 봉우리가 꽃을 피우고 떨어질 때는 처연하다는 생각마저 든다.추운 겨울을 나고 이른 봄 서둘러 꽃을 피우고 다시 이듬해 봄을 기약하는 목련을 보며 우리의 금융환경도 추운 겨울 속 시행착오를 견뎌가며 이제는 금융소비자와 금융판매인이 모두 보호되는 화사한 꽃을 피워낼 날이 올 것이라 믿으며 새로 시행되는 금융소비자보호법을 설명할까 한다. 2019년 고위험 금융상품인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대규모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면서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지난
가족은 우리 사회를 구성하고 유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이다. 현대사회로 오면서 비혼의 독신주의 삶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이고 가족의 모습도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남녀가 결혼하여 아이를 낳아 키우며 살아가는 모습이 우리가 그리는 전통적인 가족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 사회를 구성하는 가족의 기능 중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자녀출산과 양육이다. 이는 사회를 지속하게 하는 근간으로, 아동은 부모로부터 그가 속한 사회의 문화와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성장하여 사회구성원으로 자리 잡는다.부모가
우리 학생들은 코로나19로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을 병행하며 지난 1년을 보냈다. 하지만 3월 들어 대부분의 학교가 등교수업을 재개하면서 개학 풍경은 사뭇 달라졌다.지난 1년간 가정과 학교에서의 불규칙한 생활에서 벗어나, 등교수업으로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가능해진 새 학기부터는 교통안전과 학교 안전에 관한 관심과 예방이 더욱 중요해졌다. 안전은 유비무환(有備無患)에서 시작된다. 어릴 적부터 안전에 대한 의식교육과 실제 훈련을 통해 잠재의식에서 생활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몇 년 전에 충남지역 한 학교의 교실 증축 공사장에서 큰 화재가
수술실 시계의 작은 바늘이 1과 2 중간에 있다. 피가 뿜는 혈관을 잡고 터진 장을 꿰매어 다행히 한시름 덜었다. 수술은 큰 고비를 넘겼고, 나머지만 잘 마무리하면 된다. 한 생명을 살렸다는 안도감에 잠시 긴 한숨을 내쉬고 주위 사람들을 보았다. 나를 제외하고 총 여섯 사람이 이 공간 안에서 한 생명을 위해 깨어 있다. 모두 다 잠든 이 시간에 말이다. 수술 중 혈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주는 마취과 선생님과 마취과 간호사, 말하지 않아도 필요한 수술기구를 잽싸게 건네주는 간호사들이 도와줘 1초라도 빨리 피가 나는 곳을 잡을 수 있다.
해마다 3월은 낯설지만 새로움에 대한 설렘과 함께 시작되고 그 안에서 또 다른 인연을 만들어 가면서 기분 좋은 기대감으로 시작된다.미국 JP모건보고서 등에 따르면 코로나19(이하 코로나) 백신접종을 앞두고 예상되는 변화는 40~70일 내에 미국의 코로나 확진자수가 큰 폭으로 줄 것으로 예상된다.미 전염병연구소 파우치소장은 일반 대중의 코로나 백신은 5~6월 초에 대규모 접종이 가능하다고 언급하고 있으며 이는 존슨앤존슨 백신에 달려있다고 이야기한다. 이에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2분기가 되면 지난해 저유가 영향에 따른 기저효과로 크게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2020년 12월 31일 기준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가 전년 대비 2만838명 감소했다. 출생자 수보다 사망자 수가 많아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인구 데드크로스'(dead cross)가 나타났다. 그런데 인구는 줄었지만 세대수는 큰 폭으로 늘었다. 1인 세대의 증가 때문이다. 1인 세대는 전체 가구 수의 40%에 이르고, 60대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25%나 돼 '나 홀로 가구' 증가와 '인구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인구 자연감소와 고령화는 다양한 사회문제로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