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한다. 출퇴근 시간이 애매한 덕에 거의 앉아서 간다. 그러던 어느날 퇴근길에 눈이 왔다. 그래선지 평소보다 승객이 많았다. 팔자에 없는 만원 버스를 탔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탈 땐 아니었다. 그러다 몇 정거장 지나 만원 버스가 됐다. 내 자린 뒤편 혼자 앉는 창가 쪽이었다. 사실 내심 좋았다. 조금 불편한 합석을 하지 않아도 된다. 또 눈에 띄지 않는 자리다. 고로 '내적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 피곤함에 '못난 쾌재'를 불렀다. 앞쪽에 앉으면 늘 '양보의 딜레마'에 빠졌었다.☞내 옆에 누군가
☞삶이 팍팍해지면 두 가지가 유행한다. 이름하여 '고통의 그래프'다. 하나는 '매운맛'이다. 사람들은 열불 나면 입에 불을 낸다. '비극'을 '자극'으로 잊는 거다. 또 하나는 '막장'이다. 먹고살기 힘드니 위안의 존재를 찾는다. 그게 막장 드라마다. 그걸 보며 자신의 삶을 안도한다. "저 주인공보단 내가 낫다"라며 스스로를 다독인다. TV 속 '연극'이 현실의 '희극'이 된다. 게다가 그런 드라마는 대개 자극적이다. 그래서인지 막장 드라마의 시청률은 보장된다. 대부분 높다.☞드라마 ‘펜트하우스’도 그렇다. ‘막장의 대모’ 김순옥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세상은 암울했다. 지겹지만 올해는 코로나의 해였다. 많은 게 달랐었다. 그리고 또 달라졌다. 코로나를 피해 사람은 숨었다. 그리고 기계가 대신했다. 어느새 '로봇 세상'이 됐다. 언젠간 올 거 같았지만 성급히 왔다. 모든 일에서 그랬다. 은행·식당·편의점·카페가 변했다. 그 변화가 모두에게 좋은 건 아니었다. 새로운 세상을 위한 대비는 희비를 갈랐다. 발전은 소외를 낳았다. 편리는 특정 세대를 편애했다. 어르신들에게 더 가혹한 세상이 됐다.☞팀장이 됐다. 급작스러운 전개였다. 직책엔 책임이 동반됐다. 위
☞올해가 얼마 안 남았다. 돌이켜보니 추억이랄 게 거의 없다. 코로나가 다 가져갔다. 1년은 그저 긴 어두운 터널 속을 걸은 것 같다. 그리고 아직도 통과하지 못했다. 끝날 거란 희망은 절망이 됐다. 끝나나 싶으면 다시 시작이다. 끝은 기약이 없다. 몇 번의 희망고문 끝에 다들 '비관주의자'가 됐다.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늘었다. 대전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에 따르면 올해 총 6349건(21일 기준)의 상담이 이뤄졌다. 지난해보다 57% 늘어난 수치다. 실제 자살을 생각한 상담자도 두 배가량 늘었다. 블루한 2020년이다.☞나 역시
☞지겹다. 코로나만큼 지겹다. ‘윤석열-추미애’ 갈등은 꽤 오래 이어져왔다. 그러다 일단 뭔가 결론이 났다. 징계위는 윤석열 검찰 총장에게 2개월 정직 처분을 내렸다. 6가지 혐의 중 4개를 인정했다. 검찰총장을 징계한 것은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다. 대통령의 재가가 있어야겠지만 아마 그대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최악은 아니었지만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다. 후폭풍은 꽤 클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윤 총장은 처분에 즉각 불복했다.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찝찝하다. 뭔가 시원하지 않다. 애초에 징계 과정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 동네는 자랑거리였다. 누가 어디 사냐고 물으면 "아웃렛 앞(호호)"이라고 답했었다. 그리곤 혼자 으쓱해했다. 난 우리 동네를 참 좋아했다. 부족한 게 없었기 때문이다. 교육·상권·환경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었다. 동네 안에서 모든 게 해결이 가능했다. 게다가 나의 친정은 우리 집 앞 동이 아니던가. 나로선 천국이 따로 없었다. 가능하다면 영원히 살고 싶었다. 그런데 요즘 우리 동네가 쑥대밭이다. 그놈의 코로나 때문이다.☞요즘은 내가 어디 사는지 숨겨야 할 판이다. 행여 동네 이름을 말하기라도 하면 정적이
☞마스크가 갑갑하지 않다. 느닷없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어느새 겨울이다. 시린 느낌이 온몸을 감싼다. 붕어빵을 팔기 시작하면 ‘그놈’도 올 때가 됐다. 바로 ‘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이다. 수능은 정말 대단한 존재다. 수험생이 아닐지라도 모두를 긴장하게 만든다. 두 글자를 듣기만 해도 마음이 ‘쿵’한다. 머릿속엔 과거의 수능날이 재생된다. 고백건대 인생에서 가장 떨렸던 날이었다. 그에 비하면 결혼식은 ‘껌’이다. 수능은 늘 춥다. 그리고 이번 수능은 유난히 더 춥다.☞또 코로나가 바꿨다. 이번 수능은 사상 첫 '12월 수능'이다.
☞예전엔 모든 게 쉬운 건 줄 알았다. 인생이 계획대로 다 흘러가는 줄 알았다. 이를테면, 취업·결혼·출산은 당연한 건 줄 알았다. 그 나이 때가 되면 으레 하는 일이라 생각했다. 그게 평범한 건 줄 알았다. 모두가 다 그렇게 사는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보니 그 평범한 과정들이 가장 어려운 것들이었다. 누군가는 일이 없어 취업을 못한다. 누군가는 집이 없어서 결혼을 못 한다. 누군가는 돈이 없어서 아기를 못 낳는다.☞어찌 보면 이 모든 게 일련의 관문이다. 취업을 해야 결혼을 하고, 결혼을 해야 아기를 낳는다. 첫 미션부터
☞사회생활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인정(認定)'이었다. 물론, 질투심을 솎아내고 누군가를 진심으로 칭찬하는 것도 어려웠다. 하지만 그보다도 어려웠던 건 '잘못을 인정'하는 일이었다. 회사 내에서의 실수는 개인 평판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동안 잘해왔더라도 한번 삐걱하면 일 못하는 직원으로 찍힌다. 무슨 일을 할 때마다 '실수 전과범' 프레임이 씌워진다. 그렇기에 누구나 잘못을 '자신의 것'으로 규정짓기 싫어한다. 대개 화살표를 아래로 돌리거나 모르쇠 전법을 쓴다. 나 역시 그런 일들을 숱하게 봐왔다. 때론 그 속의 희생양이 됐었
☞가진 게 많으면 두렵다고 했던가. 쿨했던 나도 걱정이 많아졌다. '엄마'가 됐기 때문이다. 매일매일 노심초사다. 등원하는 아들이 울기라도 하면 하루 종일 눈에 밟힌다. 엊그제는 아들이 다른 친구한테 물려왔다. 벌써 세 번째다. 물론 어느 정도는 이해한다. 아직 의사소통이 어려운 아가들이라 그렇다. 말이 안 통하니 몸이 앞선다. 마음에 안 들면 물고 할퀸다. 그게 그 나이 때 의사 표현이다. 그래도 엄마로서 속상함은 어쩔 수 없다. 아기의 작은 생채기에도 마음이 아프다. 엄마는 그렇다.☞엄마도 힘들다. 매우 사랑스럽고 예쁜 내 새끼
☞직접 알지 못하는 사람의 죽음임에도 너무 아플 때가 있다. 보통 기사를 보고 그런 감정을 느낀다. 때론 안타까운 사건·사고에 눈물을 훔친다. 또 연예인들의 사망 소식에 멍해지기도 한다. 연예인들은 우리에게 너무 친숙한 존재다. TV·SNS로 자주 소통하다 보니 지인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그래서인지 이번 소식도 내 마음을 너무 시리게 했다. 너무나 좋아하던 코미디언 박지선이 떠났다.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듣고도 믿을 수 없었다.☞박지선은 진정한 코미디언이었다. 항상 망가짐에 두려워하지 않았다. 어린 나이에 할머니 역할을
☞10여 년간 직장 생활을 했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니 그저 '일'이었다. 꿈이 현실로 이뤄진다는 건, 아름답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회사는 날 '고용'했을 뿐이었다. 고로 내 꿈 따위엔 관심이 없었다. 그저 내가 돈을 받는 몫만큼 제 역할을 해내길 바랄 뿐이다. 그리고 회사엔 상하관계가 존재한다. 물론 너무 좋은 사람들도 많았다. 인생 스승도 만나고, 예쁜 후배들도 만났다. 하지만 ‘또라이 질량 보존의 법칙’이랄까. 어딜 가나 또라이는 있었다.☞처음 만난 또라이는 ‘남탓형’이었다. 자기 잘못을 후배한테 뒤집어 씌우기
☞갑자기 스산해졌다. 덥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젠 춥다. 코끝이 알아챈다. '가을 냄새' 이런 감성적인 차원이 아니다. 코가 막혀온다. 비염을 달고 살다 보니 환절기는 그저 '기절기'다. 쉴 새 없이 재채기가 나온다. 평범했던 비염도 이젠 '죄' 같다. 재채기를 시작하면, 어디선가 불편한 시선이 느껴진다. 마스크를 썼지만 손으로 또 가린다. 버스에선 코를 잡고 참아보기도 한다. 코로나 놈 덕분에 '눈칫밥'을 먹다 보니 항상 배가 부르다.☞감기라도 걸리면 큰일이다. 아픔보다 '의심'이 더 무섭다. 코로나와 증상이 똑같다 보니 덜컥 ‘
☞그야말로 '동영상 시대'다. 버스·지하철·길거리만 봐도 안다. 뉴스·웹툰·커뮤니티를 보던 사람들이 달라졌다. 다 움직이는 걸 바라본다. 어쩌면 이어폰의 발달도 이 변화에 한몫했으리라. 이어폰은 선이 사라졌고, 기술도 늘었다. 주위 소음을 차단하는 '노이즈 캔슬링'까지 나왔으니 말 다 했다. 그리고 동영상은 '귀찮은' 현대인들에게 딱이다. 틀어놓으면 끝이다.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두면 된다. 무언갈 조작하지 않아도 된다. 가만히 시간을 때우기엔 최고다.☞동영상 왕국엔 절대 강자가 있다. '유튜브'다. '틱톡'도 뜨는 추세지만 비할
☞“베프였던 애가 나 손민수하고 배사해놨는데, 마치 꼽주려고 일부러 그런 거 같아. 빡치는데 손절할까” 알아들을 수 있는가. 웬 외계어냐 싶겠지만, 실제로 쓰이는 말이다. 그렇다. ‘요즘 애들’의 말이다. 우리나라 말이지만, 번역기가 필요하다. 해석하자면 “친한 친구(베프)였던 애가 날 따라하고(손민수) 카카오톡 배경사진(배사) 해놨는데, 마치 망신주려고(꼽주려고) 일부러 그런 거 같아. 매우 화나는데(빡치는데), 연 끊을까(손절할까)”이다. 저 짧은 문장을 읽는데 의문은 한가득이다. 비교적 쉬운 줄인 말부터 미스터리한 이름까지 나
☞정부가 제출안 4차 추경안 중 생뚱맞은 항목이 껴있다. '13세 이상 전국민 통신비 2만 원 지원'이다. 이건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제안에서 비롯됐다. 취지는 그럴싸하다. 코로나로 비대면 활동이 증가해 통신비 부담이 커졌고 이를 경감해 주기 위해서다. 그런데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통신서비스 지출액(1·2분기)은 작년보다 되레 감소했다. 그렇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 통신비에 부담이 안 느껴지는데, 지원을 해주겠단 말이다. 이게 무슨 뚱딴진가.☞정책엔 돈이 든다. 통신비 지원 수혜자는 약 4640만 명이다. 전체 인구의 90%
☞요즘 날 웃기는 존재가 있다. 코미디언 최양락이다. '알까기' 아저씨가 이렇게 재밌는 사람인 줄 몰랐다. 혼자 웃기진 않는다. 그의 곁엔 아내 팽현숙이 늘 함께한다. 그녀 역시 코미디언이다. 둘의 '티키타카'는 꿀잼이다. 찐(진짜) '부부'다. 예능 '1호가 될 순 없어'는 개그맨 부부 세 쌍의 리얼한 결혼생활을 보여준다. 개그맨 부부 중엔 이혼한 부부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그 '이혼 1호'가 탄생하지 않는 이유를 탐구하는 프로그램이다.☞보면 그 이유를 알 거 같다. 참고로 이 프로그램엔 최양락-팽현숙 부부 외에도 박준형-김지혜
☞코로나는 사람을 병들게 했다. 그건 국가 불문이었다. 그리고 때론 갈등의 씨앗이 됐다. 따가운 시선이 특정 인종을 향했다. 그건 코로나의 진원지로 중국이 주목되면서 더 심각해졌다. 미국·유럽 등 많은 국가에서 아시아인들은 혐오의 대상이 됐다. 한국인들도 피해 갈 수 없었다. 그저 아시아인이란 이유로 폭언·폭설을 들어야 했다. 또 많은 국가의 입국금지 대상도 됐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한국은 기피 대상이 됐다. 우리도 피해자였지만, 그건 알아주지 않았다. 그들은 그저 우리의 노란 피부만 볼 뿐이었다.☞이 시국에, 그 와중에 국위선양
☞요즘 그냥 답답하다. 마음속에서 고구마가 자라고 있다. 마스크를 하루 종일 써서 그런가. 머리까지 지끈거린다. 사람들은 여유가 없다. 기침·재채기를 해도 죄인 취급이다. 마스크를 썼어도 사람들이 피한다. 코로나가 뭔지 자꾸 눈치를 보게 한다. 다들 마스크를 쓰고 기계처럼 움직인다. 마스크가 입을 가려서일까. 사람들이 웃질 않는다. 거리는 생기를 잃은지 오래다. 관계는 점점 단절돼간다. 위기는 일상이 됐다. 제약은 생활이 됐다. 항상 최악을 생각한다. 구슬프다.☞하루하루가 갑갑하다. 마스크 없이 '生 숨'을 쉰 게 언젠지 기억도 안
☞요즘 너무 안심했나. 그게 '방심'이 됐나. 다시 코로나가 난리다. 코로나에 아팠다. 그러다 장마에 무너졌다. 이젠 폭염에 지친다. 그런데 더 짜증 나는 게 있다. 다시 시작된 '망할' 코로나다. 광복절 연휴가 도화선이 됐다. 이 중심엔 '광화문 집회'가 있다. 광복절, 광화문에서 반정부 집회가 열렸다. 안 그래도 수도권 확진자가 늘어나던 차였다. 서울시가 말렸지만 소용없었다. 이 집회엔 '전국에서' 5000여 명이 모였다. 이는 무서운 지역 확산을 불러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집회를 허용한 법원에게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