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케시마(독도)는 우리 고유의 영토다.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 조선통신사는 일본에 조공하기 위해 방문했다.' 우익 교과서로 대변되는 일본 역사교과서의 일반적인 기술로 일본 보수정부와 정치인들의 공통된 역사의식이다. 최근 일본의 우경화 바람은 심각한 역사왜곡으로 치닫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모든 교과서가 역사왜곡에 동참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비교적 중립적인 위치에서 서술하고 있는 교과서도 여럿이다. 이는 일본이 역사교과서 편찬을 국정제가 아닌 검정제도에 맡기고 있기 때문이다. 검정과정에서 정부의 입김이 많이 작용하지만,...
지난 2일 수도권을 제외한 충북 등 14개 시·도 단체장과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지역균형발전협의체가 국회에서 제9차 정기회를 열고 수도권 규제완화 반대와 지역균형발전을 촉구하는 ‘1천만인 서명부’와 ‘건의문’을 채택해 주요 정당과 관련부처 등에 전달했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천만인 서명운동에는 불과 5개월 여 만에 총 962만 9000여명이 참여했고, 우리 충북의 경우에도 81만명이 참여했다. 이 숫자에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수도권을 제외한 비수도권의 인구가 총 2597만명이다. 그렇다면, 비수도권 인구의 약 37%(충북은 ...
제주도와 남해안을 제외하고 우리나라 전국이 말라가고 있다. 작년 홍수기에 마른장마와 적은 강우량 때문에 일년 내내 가뭄에 시달려 왔는데 금년에도 비슷한 강우패턴을 보여 2년 연속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더 심각한 문제는 금년도 우기가 지난 현 시점에서 현재의 다목적댐 저수율과 강우예측치를 보면 내년 6월까지 3년 연속 가뭄으로 이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다. 지난 봄 영서지방의 가뭄으로 3월 횡성댐을 시작으로 소양강댐과 충주댐이 가뭄 '관심단계'에서 '주의단계'에 든 이후, 7월 안동댐과 임하댐, 8월 보령댐과 대...
필자는 아이들이 어릴 적, 아둔하지는 않은 것 같아 자못 잘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지내왔다. 때론, 가수 장윤정의 '어머나'를 귀엽게 불러대는 모습에서는 마치 우리 아이가 유명한 가수가 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도 가져봤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어느새 나보다 키가 훌쩍 크고, 주민등록증도 받았지만 여전히 철이 덜 들고 태평하다. 작금 '청소년 문제'와 '청년실업문제'가 언론에 대두될 때마다 남의 일이 아닌지라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어떤 시각으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해법이 제 각각이고 보면, 어떤 것이 최선인지에...
21세기 들어 ‘해양’이 인류의 미래를 책임질 공간으로 급부상함에 따라 미개발 및 미개척 해양수산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국가간 해양 영토 관할권 경쟁도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네이처(Nature, 97년) 학술지 발표에 따르면 해양생태계의 연간 총 가치는 22조 5970억달러로 육상의 2배이고, 구리, 망간, 니켈 등 전략금속 매장량은 최소 200년 이상 사용가능 하다고 2009년 국제해저기구에서 밝히고 있다. 이와 같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해양자원 확보와 이를 개발하기 위한 해양신산업은 미...
국화꽃 향기가 그윽한 가을이다. 학창 시절에 애송했던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라는 시의 구절이 자연스레 떠오르는 계절이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라고 시인은 노래했다. 가을날 국화의 꽃망울이 피어오른 것과 봄철의 소쩍새의 울음이 얼마나 깊은 관련이 있을까. 언뜻 떠오르는 생각으로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 보이지만, 시인은 소쩍새의 울음과 여름날의 천둥소리도, 그리고 자신이 간밤에 ...
대한민국이 직면한 난제 중 하나는 수도권 집중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수도권과 인접한 천안·아산 지역은 장점이 많다. 천안 아산에는 13개 대학이 밀집해 있다. 인구 90여만 명에 10만 명에 달하는 대학생이 상주하는 전국 최다 대학생 보유 지역이다. 생동감과 활력이 넘치는 젊은 도시인 것이다. 이 젊은 동력을 어떻게 포용하고 활용하는지에 따라 도시는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천안·아산 두 지역의 시책방향은 대학과의 의례적인 산학협동 분야에만 집중하고 있을 뿐 이 젊은 인력들을 활용할 생각은 아직 ...
2013년 기준 약 30조원의 시장, 지난 10년간 연 15.8%의 성장, 부동산·통신·자동차·관광과 함께 중국의 5대 내수산업으로 발전, 이 성적표가 중국 화장품 시장의 현주소다. 영국의 시장조사 기관인 유로모니터(Euromonitor)에 의하면 2013년 기준 중국의 화장품 시장 규모는 약 1550억 위안(약 28조원)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로 나타났다. 최근 위안화 평가 절하, 주가 하락 등의 여파로 중국이 자국기업 보호에 나섰지만 화장품 시장은 성장세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로 인...
더위가 식지 않는다. 얼음물을 마시려고 냉장고를 여니 냉동실의 얼음이 물이 되어 있다. 20년을 써 온 냉장고가 고장난 것이다. 고쳐 쓰기에는 부품이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다고 했다. 새 냉장고를 사야 했다. 냉장고를 구입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이왕 돈 들여 사는 김에 용량이 크고, 에너지 소비효율 높고, 디자인도 예쁘면서 A/S까지 확실한 제품을 사고 싶었다. 이토록 많은 조건을 따지면서 조금이라도 알뜰하게 구입하기 위해 백화점, 대리점, 홈쇼핑, 인터넷몰까지 몇날 며칠을 가격과 서비스를 비교해 본 후에야 원하는 냉장...
지난 25일 자정이 지난 시간에 날아든 남북고위급회담 타결 낭보에 전국민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전과는 차원이 전혀 다른 남북 긴장상태로 한반도 하늘에 전쟁 암운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상황에서 나온 터라 더욱 그렇다. 북한이 준전시 사태를 선포할 정도로 심각했던 사상 초유의 위기 상황은 DMZ 남측 지역에서 목함지뢰 폭발로 2명의 군인이 다리를 잃은 북한의 도발로부터 시작됐다. 이에 우리는 북측에 사과와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하자 북한은 오히려 남한의 자작극이라고 적반하장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어 이번 ...
지난 8월 20일 문장대온천 관광지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이 반려됐다. 경북도에 보낸 이유에서 대구지방환경청은 “환경영향평가(재합의)서 본안을 검토한 결과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으며 내용적으로도 부족한 점이 있다. 2013년 초안 접수 당시 관계군수의 관할구역 즉, 괴산군에 공람장소를 설치하지 않아 환경영향평가법 제25조에 따른 주민 의견 수렴절차에 하자가 있다. 또한 수질 및 수생태계 영향예측과 데이터의 객관성이 부족하다. 오수처리수 수용하천의 시기별(갈수기, 평상시, 홍수기 등) 및 구간별 수온과 유량, 항목별 수질(불...
개학을 며칠 앞둔 지난 8월 18일, 둔산경찰서에 다섯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유성구 원신흥동에 있는 원신흥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보낸 편지였는데, '경찰아저씨가 매일 아침 학교 앞으로 안전지도를 나와 주셔서 감사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편지를 쓴 한 어린이는 경찰아저씨가 없을 때에는 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신호위반을 하거나 '쌩쌩' 달리는 자동차들 때문에 무서웠는데, 경찰아저씨가 서있으니 자동차들이 천천히 다녀서 안심이 된다고 했다. 생각지도 못한 어린이들의 감사 인사에 미소와 함께 근심이 한가득 피어오른다. 여름방학을 ...
인간은 추억을 먹고 사는 동물이다. 추억은 생각을 가진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특권 중의 하나가 아닐까. 우리와 같은 조상을 가지고 있다는 침팬지도 추억을 가질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우리가 기억하는 과거 거의 모든 추억은 아름답다. 지금 지나고 있는 시간이 별로 간직하고 싶지 않은 시간일지라도 먼 훗날에 기억할 수 있다면 분명 아름다운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대부분의 남자들에게 가장 힘들었던 과거를 얘기하라면 군 생활을 떠올릴 것이다. 한 번 더 가라면 다시 못갈 군 생활도 지금은 아름다운 기억으로 추억되고 있는데, ...
입추가 지났지만 아직도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휴식을 취하고자 얼마 남지 않은 무더위를 피해 아직도 산과 계곡, 바다를 찾아 떠나는 막바지 피서객들의 차량행렬이 주말마다 도로에 장사진을 치고 있다. 휴가 중에는 가족·연인들과 즐겁고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야 하지만 무엇보다 휴가시즌을 망치는 복병으로 지적되는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 중에서도 최근 급증하고 있는 화물차 졸음운전 교통사고는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지난해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22만 3552건으로 자...
지난달 대전시립박물관은 조선 숙종때 활약한 인물로 시서화(詩書畵)에 능한 죽천 김진규(竹泉 金鎭圭)의 묘지석을 기탁 받았다. 김진규는 아버지 김만기(金萬基), 그의 아들 김양택(金陽澤)과 함께 3대가 문형(文衡)이라고도 불린 대제학을 지낸 인물로 숙종의 정비인 인경왕후와 남매이기도 하다. 이 묘지석은 각 편마다 우측에 ‘조선대제학죽천김공묘지명(朝鮮大提學竹泉金公墓誌銘)’이란 제목과 해당 편수를 기록하고, 그 아래에 ‘공삼십육(共三十六)’이라 적어 놓아 전체 수량이 36매란 것을 알려주고 있다. 도판(陶版)으로 만들어진 이 묘지석...
요즘 여름방학이 끝난 고등학교는 수시로 한창 바쁠 때이다. 3학년 담임교사는 학생들에게 최선의 진로를 찾기 위해 늦은 밤까지 학생과 상담을 하며 가장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학생들도 본인이 원하는 이상적 목표와 현재 쓸 수 있는 현실 사이에서 가장 많이 고민을 하고 있는 때다. 이 순간을 위해 고등학교 1학년부터 교내 행사와 동아리, 학업 등 학교생활을 열심히 해온 것이니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렇게 열심히 노력을 해왔음에도 자기 스스로 어떤 가치나 목적을 갖고 열심히 했는지 모르는 학생이 많다는 점이다. 대학...
새내기 공무원으로 들어오면서 매일같이 보고 듣고 행동하도록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청렴'이다. 출근하면 구청 입구에 청렴 나무가 서있고, 각 과마다 청렴활동정도를 표시하는 게시판을 확인한다. 오늘하루 청렴하게 살자는 청렴 거울을 보고, 주민복지과 입구에는 '청렴한 주민복지과'라는 문구가 붙어있다. 달력도 청렴 달력, 컴퓨터 화면도 청렴 문구, 업무시작 첫 화면의 청렴퀴즈까지. 더해서 청렴결의문 낭독, 청렴 거리 캠페인, 1인 1청렴 좌우명 갖기, 청렴 직원화합행사, 민원봉투에 청렴 문구 달기 등 다양한 청렴 활동을 한다. 지...
몇 년 전 중국 최초로 세계 1위를 차지한 슈퍼컴퓨터 ‘텐허-1A’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시스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에 관한 설명에 이어 우주진화 및 기후변화 연구, 신형 엔진의 설계 등과 함께 컴퓨터 해킹이 그 활용사례로 소개됐다. 즉 사용자의 암호화된 비밀번호를 슈퍼컴의 막강한 계산능력을 이용하여 비밀번호 크래킹(password cracking) 방법으로 알아낸다는 것이다. 이 시스템이 해킹에 활용된 세부적인 내용은 확인할 수 없지만 해킹에 사용되는 것 자체는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미국 최고의 보안...
화투는 일본에서 들어왔다는 게 민속학계의 정설이다, 임진왜란 때 일본인이 가져 왔다는 설도 있지만, 19세기말 대마도의 일본 상인들이 항구를 통해 조선에 퍼트렸다는 설이 유력하다. 이후 일본인이 조선 땅에 거류지를 만들고 이곳에서 일본인들이 화투노름을 하면서 더욱 확산됐다고 민속학자들은 보고 있다. 게다가 화투노름이 일제 강점기 들어 각계각층으로 급격하게 전파된 데에는 일제의 식민지 정책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그렇게 우리나라에 들어온 화투는 생활 깊숙이 파고들어 사람 셋만 모이면 화투를 가지고 고스톱을 하고, 고스...
저녁식사에 햇감자 몇 개가 식탁에 올랐다. 방금 밥솥에서 꺼낸 감자는 윤기가 잘잘 흐르는 게 눈으로 먹어도 맛있다. 밥솥에 쌀을 안친 다음 그 위에 몇 알 얹어 쪄낸 햇감자를 좋아한다. 그렇게 밥솥에 파실파실 쪄낸 감자의 뽀얀 속살은 보드랍고 향이 은은해서 여름철 간식으론 그만이다. 감자를 먹으며 아득한 유년 시절 '감자 꽃'을 떠올려 본다. ‘자주 꽃 핀 건 자주 감자/파 보나마나 자주 감자//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파 보나마나 하얀 감자’ 코흘리개 시절엔 별 감흥 없이 그저 덮어놓고 따라 부르기만 했었는데 가만히 노랫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