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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보령출신 새누리당 이에리사 의원에게 듣는 체육계 현주소 조명받는 ‘메달리스트’ 정말 극소수 선수들 유소년부터 은퇴후 생활 걱정 감사·쇄신보다 선수복지 개선 최우선 소치올림픽 김연아 선수 은메달

이에리사 “은퇴후 보장없는 선수생활… 이대로면 ‘제2 빅토르안’ 나올것”

2014. 03. 06 by 김홍민 기자
▲ △이에리사 의원은 1954년 충남 보령에서 태어난 이 의원은 대전 대흥초등학교와 서울 문영여중, 서울여상을 졸업하고 명지대에서 학사(행정학)와 석사(체육학), (이학)박사학위를 받았다. 1973년 유고슬라비아 사라예보에서 열린 제32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선수로 출전해 단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구기 종목에서 처음으로 거둔 세계대회 우승이었다. 이후 24회 서울올림픽·28회 아테네 올림픽·22회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의 한국 여자탁구팀 감독과 20회 토리노 동계올림픽·15회 도하하계아시아경기대회·29회 베이징올림픽의 한국선수단 총감독을 역임했다. 용인대에서 스포츠레저학과 교수와 기획처장으로 재직했고, 대한올림픽위원회 상임위원, 17대 태릉선수촌장으로도 활약했다.

소치 동계올림픽이 많은 화제를 남긴 채 최근 폐막했다. 쇼트트랙 안현수 선수의 러시아 귀화문제로 우리나라 빙상계의 자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불거졌고, 피겨 김연아 선수의 판정논란은 국민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 이에리사 의원(60·비례대표)의 여러 발언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영원한 체육인, 체육계의 산 증인'인 이 의원을 지난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이 의원을 통해 우리나라 체육계의 현주소와 개선방안을 점검한다.

기사·사진/서울=김홍민 기자 hmkima@cctoday.co.kr




-안현수 선수의 귀화문제로 체육계의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 의원도 "제2의 안현수 사태를 막기 위해 체육계 전반의 규정과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안 선수의 문제는 우리나라 체육계의 열악한 복지문제가 원인 중 하나다. 우리나라 엘리트 체육에 대한 국민의 기대나 환호, 사랑은 긍정적인 반면 체육인에 대한 복지는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유소년 시절부터 은퇴 이후까지의 안정적 생활이 관리돼야 하는데 성적이 우수할 때만 조명을 받고 지원을 받는 게 문제다.

올림픽에 참가했던 소수의 메달리스트 혹은 국가대표가 있기까지는 동료 수천 명의 희생이 있다. 대표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고, 고생하고, 땀 흘리고, 격려한 동료 선수들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스타가 배출된다. 그 스타는 메달이라도 따서 보상을 받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전혀 보상이 없다.

그들이 선수생활을 하는 동안은 물론 은퇴이후의 문제까지도 살펴보고 대안이 필요하다. 결과만 조명하기보다 체육계 전반적인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시기다. 체육계 문제를 가장 잘 아는 건 체육인이다. 대통령도 여러 번 체육계를 걱정하는 말씀을 하셨는데 이것이 우리에게 좋은 기회다. 외부로부터의 감사나 쇄신도 중요하지만 체육계가 긍정적인 생각으로 자정하고 변화해 대안을 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지난달 20일 한 언론에 김연아 선수에게 보내는 편지를 기고했다. 세계 언론도 김 선수의 은메달 판정에 이의를 제기했는데 선수, 지도자 출신으로 어떤 판단을 하고 있는지.

"기고 시기는 김연아 선수가 프리스타일 경기를 앞둔 시점이었다. 김 선수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거머쥐며 선수로서 모든 것을 쟁취했지만 은퇴하지 않았다.

우리나라 빙상인들과 국민의 여망이었고, 세계 빙상인들의 바람이었지만 이미 올림픽에서 챔피언을 차지한 그에게는 엄청난 부담이었을 것이다.

승부를 초월해서 다시 경기장에 설수 있는 용기는 박수 받아 마땅하고 생각해 격려하고 싶었다. 김 선수 뿐만 아니라 올림픽 출전선수 모두를 격려하고 응원해주고 싶다. 심판 판정에 논란이 많았지만 결과에 승복하는 김 선수의 자세는 아름다웠다.

그 결과에 아쉬움이 있다고 해서 우리가 자꾸 부각시켜서 김 선수를 곤란하게 해서는 안 된다. 심판판정은 어느 상황에서나 존중해줘야 한다. 그 판단이 옳지 않았다면 앞으로 세계빙상협회나 IOC에서 조치를 취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탁구얘기로 넘어가겠다. 괌에서 '2014 이에리사배 교민친선탁구대회'가 지난달 22일부터 개최돼 직접 방문했다. 괌 교민들이 이 의원의 이름으로 탁구대회를 개최한 이유는 무엇이며, 올해 방문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 궁금하다.

"이에리사배 탁구대회는 매년 우리나라와 호주(시드니, 4월), 미국(뉴저지, 5월) 등 3개국에서 각각 열린다.

우리나라 대회는 6년 전부터 시작됐고 1, 2회 대회는 대전에서 개최됐다. 6회 대회인 지난해는 전국 대학동아리 탁구연합회원 500명 이상이 참가해 단국대 체육관에서 열릴 정도로 규모가 성장했다. 괌은 몇 해 전부터 대회가 열렸지만 올해 처음 참석했다.

외국 교포사회에서 이에리사배 탁구대회를 열고, 제가 참석하는 이유는 탁구를 통한 교민화합, 애국심 고취, 국가관 함양 때문이다. 외국의 교포 2~3세들이 탁구를 통해 땀 흘리며 교포 1세대 어른들과 뿌리가 대한민국인 동질감을 느끼는 축제의 장이다."

-2005년부터 3년 6개월간 태릉선수촌장을 역임하면서 여성선수들의 숙소를 확충하고, 비인기종목 선수들의 훈련 일수를 확대하는 등 세심한 배려의 행정을 했다. 재임기간 가장 기억에 남는 일과 보람된 일은.

"우리나라 엘리트 스포츠는 세계 10위권이지만 현실은 너무나 부실했다. 할 일이 많아 감사할 정도로 선수촌장 재임기간은 보람이 컸다. 제가 선수로 시작해 지도자로 교수로 성장한 과정들이 운동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후배들을 위해 일을 하면서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가 생겼다. 선수촌 운영을 하면서 그동안 소외받고 열악했던 종목에 변화를 주었다.

소수 정예화된 우리나라 엘리트 스포츠는 턱없이 적은 예산과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 인프라, 시스템 등으로 인해 종목 육성에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잘하는 종목은 계속 잘하고 그렇지 못한 종목은 계속 부진할 수밖에 없게 되어 있었다.

그래서 비인기 종목과 여자선수들의 불편을 해소하는데 노력했다. 아울러 비인기 종목 지도자들의 처우 개선에도 주력했다. 선수촌 의사와 물리치료사 수를 늘리고 열악한 선수촌 시설의 리모델링에도 심혈을 기울여 성과를 냈다."

-평생 체육인으로, 교육자로 활동하다가 정계에 입문한 배경과 과정이 궁금하다.

"체육인으로서 한길을 가고자 열심히 살았다. 체육계의 틀 안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러나 태릉선수촌장을 역임하면서 대한민국 체육계의 현실과 세계 속의 우리나라 스포츠의 위상, 예산과 정책, 행정, 인사 등 전반적인 현주소를 알게 되면서 체육인들에게 필요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선수촌장직을 마치고 학교로 복귀했지만 국제무대에서의 대한민국 체육계의 현주소를 잘 알고 있는 몇 안 되는 사람으로서 과거 수수방관했던 선배들의 길을 되풀이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이명박정부 시절 사회통합위원회에서 활동했고 여러 행사에도 참석하면서 공부했다. 이후 새누리당에서 감사하게 비례대표를 제의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이다. 국회의원으로 2년여가 다 돼 가는데 그동안 주력한 분야는.

"체육인 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만큼 체육과 관련된 모든 사람의 생각과 입장을 대변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 학교·생활·엘리트·장애인 체육에 필요한 법안을 발의하고 정책협의도 하면서 열심히 의정활동을 했다.

비인기 종목에 대한 올림픽 중계를 해야 한다는 법안을 발의했을 때는 일각에서 선수출신으로서 이기적인 발상이라 비난하기도 했지만 공영방송만이라도 비인기종목을 배려해야 한다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 제가 발의한 대한민국 체육유공자 법안이 지난해 국회를 통과했다. 이제는 대한민국 체육인도 유공자가 되게 됐다. 여야 의원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린다.

체육인 중 생활고에 시달리는 어려운 사람들이 매우 많다. 올해는 재작년에 제가 발의한 체육인 복지법이 통과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스포츠공정위원회가 정상적으로 발족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근에는 서훈 기준이 강화된 체육훈장과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 안전행정부와 업무협의중이다.

과거 88올림픽 때는 금메달 1개를 수상하면 청룡훈장을 받았는데 지금은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받아야 청룡훈장을 받도록 했다. 체육훈장제를 별도로 만든 것은 체육인들만 평가해 다른 분야에는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체육인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한 것인데 대상자가 너무 많다는 이유로 강화했다.

하지만 대상자가 결코 많지 않다. 체육인들이 이렇게 압박을 받고 잣대가 강화되는 것은 체육인들이 (정치·사회적으로)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행정부처에 체육계 출신이 없다보니 탁상행정 하는 사람들의 결정에만 따라가야 한다. 이로 인해 88올림픽 금메달에 비해 현재의 금메달 가치가 30% 하락됐다. 이런 모순이 개선돼야 한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자리(보직)는 제가 가고 싶다고 해서 갈수 있는 게 아니다. 우연히 저에게 주어지면 그 위치에서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일하고 시간이 지난 뒤 돌아볼 때 능력껏 열심히 했다고 자평할 정도로 아쉬움 없이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

국회의원도 우연찮게 맡았듯이 제가 남은 2년 임기 중에 열심히 체육인들을 대변해 일할 뿐이지 그 다음에 무엇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목표를 계획하거나 변신을 위해 노력한 적은 없다. 자리라는 것은 책임을 다하고 열심히 일하는 곳이지 앉아서 누리고 다음 갈 곳을 준비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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