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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부영“JP의 삶, 곧 한국 현대사의 실록 그의 족적 기록하려 펜을 들었다”

2013. 12. 05 by 김홍민 기자
▲ 조부영 전 국회부의장이 김종필 전 총리와의 인연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백제문화개발연구원 제공

김종필(87) 전 국무총리가 오는 10일 공식석상에 참석한다. 그의 아호 '운정(雲庭)'에서 이름을 딴 '운정회'가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창립총회를 열기로 해 참석하는 것이다.

2004년 4월 자유민주연합 총재로 17대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총재직 사퇴 및 정계 은퇴를 선언한 후 무려 9년 8개월여 만이다.

운정회는 김 전 총리의 활동을 정리해 역사의 기록으로 남기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측근들의 모임이다.

앞서 지난 10월 15일 서울의 한 중식당에서 60여명이 참석해 발기인 총회를 개최했다. 운정회 태동의 주역은 김 전 총리의 최측근이자 정치적 동지인 조부영(77) 전 국회부의장이다.

지난달 29일 조 전 부의장이 근무 중인 서울 용산 백제문화개발연구원을 방문해 운정회의 활동계획과 충청권 정치상황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창립총회 준비는 잘 되고 있는지.

“지난 10월 발기인 총회에서 참석 회원의 만장일치로 이한동 전 국무총리를 회장으로 선출했다. 이날 이 회장의 지명으로 저를 비롯해 이완구·정우택·성완종 의원, 정진석 국회 사무총장, 심대평 지방자치발전위원장(전 충남지사), 한갑수·이태섭 전 장관, 김진봉 전 명지대 부총장 등 9명의 부회장단을 구성했다. 감사는 국회의원을 지낸 원철희 전 농협중앙회장이, 사무총장은 조용직 전 국회의원이 각각 선임됐다. 창립총회는 조 사무총장이 실무를 맡아 차질 없이 잘 준비하고 있다.”

-창립총회 때 김 전 총리도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는데 최근 김 전 총리의 근황이 궁금하다.

“최근 뵌 지 한 달이 좀 안됐다. 그전보다 혈색이나 언어구사, 몸놀림이 좋아졌다. 본인도 건강이 많이 나아졌다고 한다. 특히 사리판단, 기억력 등 정신건강에는 조금도 이상이 없다. 집념이 강해 재활활동을 열심히 한 결과로 보인다. 서울 시내 곳곳의 도보코스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골프도 재개하려 하고 있다.”

-운정회는 김 전 국무총리의 활동을 정리해 역사의 기록으로 남기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하는데 배경은.

“김 전 총리는 과거 평전이나 화집을 많이 냈다. 아울러 청구동 자택에는 현대 정치사에 중요한 그의 활동자료들과 사진들도 많이 보관돼 있다. 보좌진 등 그와 함께 했던 사람들은 이런 자료들을 집대성해 회고록을 만들자고 김 전 총리에게 제안했고 실제 발간준비도 했다. 그러나 김 전 총리는 평소 본인의 회고록을 만들지 않겠다고 여러 번 말했다.

그는 자신의 회고록이 발간되면 그에 앞서 많은 사람(정치인 등)들이 우리나라 현대사와 관련해 많은 글들을 썼는데 그걸 뒤집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어떤 식으로든 사회적으로 논쟁거리를 만들 수 있어 싫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그의 파란만장한 삶은 곧 한국 정치·사회의 역사다. 소위 ‘3김 시대’가 있었고 그의 정치적 족적은 우리가 꼭 기록에 남겨 후진들에게 귀감이 되도록 세상에 공개하는 일을 해야겠다는 공감대가 주변 인물들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회원 증강 계획은.

“김 전 총리의 정치적 행보는 고 박정희 대통령과 함께 했던 시기와 박 대통령 사후 ‘3김 시대’부터 정계은퇴까지 두 시기로 나눌 수 있다. 두 시기에 함께 했던 분들이 모두 포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집단이 아니기 때문에 회원 수를 무조건 늘릴 계획은 없고 창립총회에는 300여 분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한다. 운정회 정관에는 도 지부와 시·군 지부를 두도록 했는데 충청권을 중심으로 자생적으로 생길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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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필 전 총리의 근대화 업적을 기리기 위해 충청권 정치인들이 한데 모인 운정회가 지난 10월 15일 발기인 총회를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충청투데이 DB

-자타가 인정하는 김 전 총리의 최측근이다. 김 전 총리는 공과를 설명해 달라.

“김 전 총리의 공은 전국적으로 정통 보수진영을 결집시켰고, 지역적으로는 충청권을 결집시켰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는 신민주공화당을 창당해 (국민의)심판을 받아보면서 정통보수 진영이 결집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진부한 보수가 아니라 국가기강과 틀을 바로 세워가면서 그가 평소 자주 말한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처럼 옛것을 본받아 새롭게 잘 가꿔나가는 그런 보수를 우리 국민들에게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지역적인 경우 김 전 총리같이 충청권을 획기적으로 결집시키기는 참 어려울 것이다.

많은 충청권 사람들이 정치적으로 침체되고 사회적 통합기능이 없었던 것을 한 데 묶는 결정적인 요인을 김 전 총리가 계기를 만들었고 정치적으로도 충청권이 각성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김 전 총리의 과에 대해서는 사실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김 전 총리와의 일화가 있다면 소개해 달라.

“김 전 총리는 1987년 신민주공화당을 창당하고 13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 당시 저에게 김 전 총리는 '내가 대통령이 되려고 출마하는 게 아니다.

정당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 입후보한 것이다'라고 했다. 그때는 김 전 총리의 정치기반이 완전히 무너졌을 때였다. 그래서 그는 새롭게 정치세력화를 시도하는 출발점으로 대선 출마를 통해 신민주공화당의 결집력을 강화하려 했던 것이다.

저는 그의 판단에 감명을 받았고 신뢰를 갖게 됐다. 하나 더 밝힌다면 저는 김 전 총리와 정치일생을 끝까지 같이했다는 점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김 전 총리는 평소 '가는 사람 붙들지 않고 오는 사람 막지 않는다'며 이합집산의 무상함을 피력하곤 했다. 하지만 정치는 명분을 갖고 하는 것이지 실리에 따라 오고가는 것은 올바른 행태가 아니다.”

-19대 국회 들어 여당 국회의원들이 많이 늘며 김 전 총리에 뒤를 이을 차세대 충청권 맹주는 누구인가에 대해 말들이 많다. 충청권 맹주의 자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충청권의 차세대 리더가 출현하는 것은 회의적으로 생각한다. 우선 과거 JP 만큼 용기 있게 나설 수 있는 정치인이 없기 때문이다. 정치탄압이 서슬 퍼렇던 5공화국에서 김 전 총리는 신민주공화당을 창당할 정도로 용기있고 카리스마 있는 인물이었다.

현대 정치 분위기는 과거 1인 체제보다 집단적 지도체제를 선호한다는 점도 충청권 맹주의 출현을 어렵게 한다고 볼 수 있다. 지역주민은 명망있는 국회의원들이 단합해 충청권을 이끌어가길 바란다. 서로 헐뜯고 갈등을 야기한다면 관심조차 갖지 않을 것이다.

예컨대 이인제·이완구·정우택 의원 등이 단합해 머리를 맞대고 같이 가는 모습을 보이면 충청권은 단합할 것이다. 현재로서는 한 사람이 두각을 나타내는 게 어렵고 서너명이 연대하는 것을 저도 바라고 지역주민도 바랄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충청민심은 중심에 서서 용기 있는 지도자가 나오면 뭉치는데 과거 민자당이 (충청권)총선에서 참패했듯이 다른 데(영·호남 중심 정당)와 붙어서 부화뇌동하면 자존심이 상해서 아무리 표를 구걸해도 안 찍어준다.”

-운정회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치적 모임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운정회는 김 전 총리의 공적을 후세에 귀감이 되도록 남기려는 순수한 친목단체다. 그러나 회원과 임원중에 현역 정치인들이 있고 정치하던 사람들도 모이니까 순수하게만 보는 것 같지 않다.

그래도 김 전 총리 중심으로 정치권이 모이는 게 국가와 사회 전체에 마이너스(악영향)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지 않고 플러스(이익)로 작용할 것으로 확신한다.

그렇게(악영향) 작용하도록 노력할 사람도 없다. 다만 운정회에 현역 정치인들이 참여하면서 이들 중 일부가 운정회 참여를 정치행보에 간접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운정회의 의미가 현실적으로 정치와 완전히 동 떨어져 있다고는 못한다. 운정회의 창립취지는 기본적으로 정치와 관계없지만 현역 정치인들이 참여함으로써 정치적 색깔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서울=김홍민 기자 hmkim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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