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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이산가족 자택 가보니 대전세종적십자사, 이산가족 위로 방문 103세 서모 옹, 6·25 이후 가족과 이별 2000년 이후 상봉 신청했지만 못 만나 아직도 형제·자매 생사 여부 확인 못해

이산가족 자택 가보니… 명절마다 사무치는 그리움

2024. 02. 07 by 서유빈 기자
7일 오후 대전세종적십자사 직원, 봉사회가 고령 이산가족 자택에 위로 방문해 설 위문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서유빈 기자
7일 오후 대전세종적십자사 직원, 봉사회가 고령 이산가족 자택에 위로 방문해 설 위문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서유빈 기자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이산가족 상봉이 있을 때마다 형님들과 동생들을 만날 수 있을까 기대를 많이 했지요. 그런데 아직 한 번도…."

일 년에 두 번 돌아오는 명절을 사무치는 그리움으로 보내는 이들이 있다. 한반도 지척에 가족을 두고도 만나볼 수 없는 생존 이산가족들이다.

7일 오후 1시 30분 대전 서구 가수원동에서 진행된 대전세종적십자사의 고령 이산가족 자택 위로 방문에 동행했다. 이날 적십자사 위로 방문차 만난 서모(103) 옹은 함경북도 출신으로 1947년 남한에 내려왔다.

6·25전쟁 발발 전 학업을 이어가고자 선택한 서울행이었지만 얼마 안 돼 남북이 분단되며 형 2명과 여동생 3명, 막내 남동생 1명을 한 순간에 잃었다.

서 옹은 그동안 항간에 들려오는 풍문으로 가족들의 소식을 들었을 뿐, 6·25전쟁 이후 이산가족 상봉에 단 한 번도 참여하지 못했다.

현재까지도 형제·자매의 생사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다.

서 옹은 "2000년 이후로 이산가족 상봉이 있을 때마다 신청을 계속했지만 가족들 쪽에서 응답이 없어 결국 못 만났다"며 "함북 고향집이 백두산에서 400리 정도 떨어져 있었는데 중국 만주에 있는 지인을 통해 멀리서 가족 소식을 들은 게 전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한에 오기 전까지 큰 형은 한전에 있었고 둘째 형은 육군사관학교에 가려고 하다가 떨어졌고…."라고 기억을 더듬었다. 서 옹은 올해 98세인 아내와 단 둘이 거주 중이다. 슬하에 자녀는 4남 1녀를 두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매년 명절을 맞아 그동안 이산가족 상봉을 한 차례도 못한 미상봉 이산가족을 대상으로 위로 방문을 하고 있다. 방문 대상자는 미상봉 이산가족 중 고령순으로 지사별 1명씩, 총 15명을 선정하며 명절 위문품과 통일부 지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이건문 대전세종적십자사 사무처장은 "각 지역 적십자사에서 이산가족 관리를 도맡고 있고 특히 고령 이산가족에 대한 명절 위로 방문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할 예정"이라며 "이산가족 문제는 인도적 문제로 남북 간의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이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에 정부와 협력해 이산가족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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