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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고령운전자 안전 실태] [르포] 대전 고령운전자 교육장 가보니 교육장에 의무교육 대상자 북적 교통표지판 변별검사 등 진행 인지 능력 자가 진단 검사 고난이도 20대 본보 기자 참여… 2등급 받아 “생계 위해 운전 해야만” 의견 많아

[충청권 고령운전자 현주소] 대전 고령운전자 교육장 가보니… 문제 못 풀거나 한 쪽으로만 찍기도

2024. 01. 11 by 서유빈 기자
 9일 오전 대전운전면허시험장에 만 75세 이상 고령운전자들이 인지 능력 자가 진단 사전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주찬식 수습기자
9일 오전 대전운전면허시험장에 만 75세 이상 고령운전자들이 인지 능력 자가 진단 사전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주찬식 수습기자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어르신들, 헤드셋 착용하고 화면에 뜨는 표지판을 기억했다가 터치하세요."

9일 오전 9시 대전 동구 대성동 대전운전면허시험장 고령운전자 교육장은 교통안전교육을 받으러 온 만 75세 이상 의무교육 대상자들로 가득 찼다.

이날 교육에는 정원인 20명이 사전 신청을 마쳤고 그중 18명이 현장 교육에 참여했다. 담당 교수는 자리를 돌아다니면서 참가자들의 신분증과 얼굴을 대조하고 치매 결과 진단지를 일일이 확인하는 데 분주했다.

사전 확인이 끝나고 9시 30분경 본격적인 고령운전자 교통안전교육이 시작됐다.

대략 1시간 동안 진행된 검사는 총 5개 분야로 △교통표지판 변별검사 △방향표지판 기억검사 △횡방향 동체추적검사 △공간 기억검사 △주의 탐색검사 등이 진행됐다.

검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본격적인 검사에 앞서 설명 영상과 교수의 안내가 연달아 이어졌다.

교육 참가자들은 저마다 헤드셋을 끼고 터치펜을 들어 검사에 임하는 모습이었다. 개중에는 문제를 아예 풀지 못하고 넘겨 버리거나 3지 선다 중 계속해서 왼쪽 선택지만 고르는 참가자도 있었다.

첫번째 교통표지판 변별검사의 경우 화면에 나오는 두 개의 표지판을 기억한 후 50개의 보기 중 해당하는 표지판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운전병 출신인 20대 본보 기자가 직접 검사에 참여해 보니 최종 2등급을 받을 정도로 전반적인 인지 능력 자가 진단 검사는 꽤 난이도가 있었다.

화면 터치를 통한 평균 반응 속도 체크와 기억력 관련 검사들은 고령운전자들의 운전 가능 여부를 판가름하기에 적합해 보였다.

다만 차량 주행 검사 없이 실내 의무 교육만 진행하는 점은 아쉬움이 남았다.

2019년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만 75세 이상 운전자들은 면허 갱신을 하기 위한 의무교육을 기존 5년에서 3년에 한 번 받아야 한다.

9일 오전 대전운전면허시험장에서 진행된 고령운전자 교통안전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주찬식 수습기자의 모습. 사진=서유빈 기자
9일 오전 대전운전면허시험장에서 진행된 고령운전자 교통안전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주찬식 수습기자의 모습. 사진=서유빈 기자

이날 교통안전교육에 참여한 고령운전자들 중 생계유지를 하려면 여전히 운전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충북 옥천에서 온 이정배(76) 씨는 "과일농사를 지으며 출하를 직접 하고 있어 승용차보다 화물차를 주로 몰고 있는데 요샌(나이가 들어) 겁이 나기 시작했다"며 "사고 날까 봐 정신을 바짝 차리고 운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평생 운전대를 잡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운전을 하기가 예전과 같지 않다는 푸념도 들을 수 있었다.

한평생 버스 운전을 해온 베테랑 운전자 이재성(75) 씨는 "평생 운전을 해왔는데 요샌 눈이 침침해진 것 같다"며 "가끔 어두운 곳이나 좁은 길을 주행할 때 겁이 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인지 능력 자가 진단 결과, 교육 참가자 18명은 평균 3등급에서 가장 낮은 5등급까지로 분류됐다.

사전 치매 검사에서 인지 저하가 발견된 고령운전자들에 대해선 도로교통공단 차원의 면허 심사를 거쳐 1년에 한 번 수시 교통안전교육으로 전환하거나 상태가 더욱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면허 갱신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교육을 진행한 김효선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고령운전자 교육을 진행하다 보면 초보 운전자들과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인 차량 조작 과정의 문제가 보인다"며 "5가지 능력에 대한 검사를 통해 반응 속도가 얼마나 떨어졌는지 확인하고 운전자 스스로 낮은 능력에 대해 어떻게 보완할지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유빈 기자·주찬식 수습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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