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호드기 명맥잇기 40년 외길인생 < 충청인 < 사람들 < 큐레이션기사 - 충청투데이

상단영역

뉴스Q

기사검색

주요메뉴

본문영역

충청인

정영권 한국갈대호드기 연구원 서민 애환 담아 노래하던 악기 전승 계승하고 대중화에 힘써 청주읍성큰잔치서 연주 예정 중앙공원 일원 홍보부스 운영

호드기 명맥잇기 40년 외길인생

2023. 09. 07 by 김진로 기자
정영권 한국갈대호드기 연구원
정영권 한국갈대호드기 연구원

[충청투데이 김진로 기자]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던 우리 고유의 악기가 있다.

악기의 이름은 ‘호드기’다. 지역에 따라선 ‘풀피리’로도 불린다.

호드기는 소 풀을 먹이러 산과 들로 다니던 시절에 목동들이 허리춤에 차고 다니며 불었던 친숙한 악기이자 무료함을 달래줬던 최고의 놀잇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이름조차 생소할 만큼 우리에게서 잊혀지고 있다.

이처럼 우리에게서 잊혀지는 호드기를 전승 계승하고 대중화에 힘쓰는 이가 있다.

한국갈대호드기 연구원 정영권 장인이다.

청주에서는 호드기 부는 사나이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우직하게 40년 호드기 만들기 외길을 고수하고 있다.

호드기와 그의 인연은 어린 시절부터 이어졌다.

호드기는 그가 어린 시절 소 풀을 먹이러 산으로 갈 때 할아버지가 심심할 때 불라며 만들어 준 장난감이었다. 어린시절부터 떼래야 뗄 수 없는 운명같은 존재였다. 호드기를 만드는 재료는 그의 고향 강가에서 자생하는 갈대였다. 그의 고향은 청주 까치네 인근이다. 이곳은 미호강(옛 미호천)을 끼고 있어 갈대가 지천에 널려있었다.

그는 호드기 만드는 방법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먼저 미호강 인근 까치네에서 꺾어 온 갈대를 깨끗이 세척한 뒤 가마솥에 찌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호드기를 만들 갈대에 벌레가 생기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마지막으로 화롯불에 벌겋게 달궈진 쇠꼬챙이로 갈대에 구멍을 내는 작업을 마치면 청아한 소리를 내는 호드기가 만들어진다.

정 장인은 "호드기의 길이는 평균 일곱치 반(25cm 내외), 구멍은 8개(후면 1개 포함)에서 최대 12개까지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호드기 만들기 40년 외길 인생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

8~10일 청주 중앙공원 및 성안길 일원에서 개최되는 청주성 탈환 43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열리는 2023 청주읍성큰잔치서 그의 호드기 연주를 만날 수 있다. 연주 시간은 오는 9일 오후 7시 중앙공원 망선루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행사기간 중앙공원 일원에서 호드기 홍보 부스도 운영한다.

정 장인은 "호드기 만드는 방법은 간단해 보이지만 갈대를 이용해서 호드기를 만드는 사람은 전국에서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서민들의 삶의 애환을 담아 노래하던 악기가 잊혀져가는 것을 안타까워 후손에게 서민들의 문화를 물려줘야겠다는 생각에 지난 40년 동안 호드기 만들기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로 기자 kjr6040@cctoday.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